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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처럼 쉽게 다루는 꿈의 소재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6/01/09 14:03
  • 조회수442

반죽처럼 쉽게 다루는 꿈의 소재


최지혁 자원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우리 삶 곳곳에 숨은 조연 중에 나노소재만큼 위대한 게 또 있을까

배터리, 화장품, 의약품, 반도체까지,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종류의 물질들이 일상부터 산업까지 들어차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소재를 만드는 공정은 어찌나 복잡하고 까다로운지, 실험실에서는 대량생산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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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논문 표지 이미지

 

패러다임의 전환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전기와 열 전도성이 뛰어나며, 투명성과 유연성까지 갖춘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그러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그 뛰어난 성질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대표적인 이유는 생산 공정의 한계 때문이다. 그래핀을 대량으로 합성하려면 복잡한 화학적 환원 과정이 필요했고, 이는 비용을 높이고 환경에도 부담을 줬다. 또한 합성된 그래핀이 물이나 용매 속에서 쉽게 뭉쳐 성질을 잃는 문제가 있어, 원하는 형태로 가공하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원소재연구센터는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냈다. 기존의 액상 기반 합성 대신 반죽 상태의 소재를 만드는 방식에 주목한 것이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그래핀 산화물 반죽, GOD(Graphene Oxide Dough) 기술이다. 이름 그대로 그래핀 산화물을 반죽처럼만들어, 다양한 제조 공정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GOD 기반 복합체의 핵심은 점탄성을 지닌 그래핀 산화물을 반죽(dough) 형태로 가공하는 데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죽은 금속산화물이나 탄소나노튜브(CNT)와 같은 다양한 기능성 나노소재를 손쉽게 혼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 기존 공정이 고온 소결이나 복잡한 화학 처리를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GOD는 반죽 상태에서 원하는 나노소재를 더해 섞기만 하면 된다. 마치 빵 반죽에 견과류와 과일을 넣어 맛을 더하듯, 실온에서 성분과 구조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 특성 덕분에 단일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두 가지 혹은 여러 종류의 소재를 동시에 활용하는 다원계 복합체까지 확장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재료의 조합과 구조 설계를 필요에 따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높은 자유도와 확장성

GOD 반죽 기반 복합체는 크게 두 가지 전략으로 제조된다. 첫째, Dough-to-Powder(DP) 방식은 반죽에 금속산화물이나 CNT와 같은 나노입자를 직접 첨가해 혼합하는 방법이다. 둘째, Dough-to-Dough(DD) 방식은 이미 다른 나노소재가 혼합된 반죽들을 서로 결합시켜 다원계 복합체를 구현하는 방법이다.

GOD는 점탄성 반죽 상태에서 자유롭게 성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층상 구조, 샌드위치 구조, 다층(multilayer) 구조, 3차원 구조 등 다양한 아키텍처 설계가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 자유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고출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 방산용 전자파 차폐 소재 등 응용 목적에 따라 맞춤형 복합체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모든 과정이 실온에서 단순 혼합만으로 이루어지므로 공정 단순화와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고, 대량생산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 또한 크다.

실험 결과로도 이를 확인했다. GOD 기반 슈퍼커패시터 전극은 부피당 285 F/cm³의 고용량을 기록했으며, 10,000회 충·방전 후에도 93% 이상의 용량을 유지하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또한 전자파(EMI) 차폐 시험에서는 81.3 dB이라는 탁월한 수치를 달성했는데, 이는 웨어러블 기기나 방산 장비에서 요구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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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물 자원을 활용한 나노입자 개발 및 전자산업 분야 응용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최지혁 박사


무궁무진한 가능성

GOD 기술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대량생산 공정을 더욱 최적화하고, 다양한 산업 현장에 맞춘 맞춤형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GOD는 친환경적이면서도 범용성이 뛰어난 차세대 소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게재되었으며, 기술적 창의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아 저널 Out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이는 GOD 기술이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GOD 기반 복합체 기술을 토대로 시제품 제작, 기술 이전, 공동 연구를 확대해 에너지, 전자, 방산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의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단순히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원 기반 나노공정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국가 탄소중립 전략과 순환자원 활용에도 이바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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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제1저자인 박서연 학생 교신저자 김병수 최지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