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GAM 알림창

  • 제8회 지구사랑 미술대회
  • IGC 2024 팝업존

알림건수 : 총 0

닫기 오늘하루열지않기
알림마당 연구원소식 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이융남 관장,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실체 밝혀 네이처 등재
  • 작성자홍보팀
  • 작성일시2014/10/23 02:00
  • 조회수3645
이융남 관장, 미스터리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실체 밝혀 네이처 등재

- 지질자원硏 이융남 박사 논문,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紙 등재

- 50년간 전 세계 공룡학계의 숙원, 한국인 고생물학자 주도로 해결

 

<데이노케이루스 복원 CG. 독특한 외형을 가졌다.>

 

1965년 몽골 고비사막, 2.4m에 달하는 거대한 양 앞발 화석이 발견됐다. 몽골을 상징하는 화석 중 하나인 “데이노케이루스”의 첫 등장이다. 그리고 50년, 데이노케이루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게 50년간 데이노케이루스는 공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풀고 싶어하는 반세기의 미스터리로 존재해왔다.


<1965년 몽골 고비사막 알탄울라(Altan Uul) III에서 처음 발견된 데이노케이루스 앞발. 1965년 이후, 지금까지 새로운 표본이 발견되지 않아

공룡학계 최대의 미스터리한 공룡으로 남겨져 있었음>


“데이노케이루스”. 정식 명칭은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Deinocheirus mirificus)다. 그리스어로 “독특한 무서운 손”이라는 뜻이다. 어떤 학자는 거대한 크기의 앞발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크고 흉포한 육식공룡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공룡학계는 물론, 인터넷의 공룡 마니아들 사이에는 다양한 모습의 데이노케이루스 상상화가 떠돌았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데이노케이루스가 50년의 베일을 벗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규한, KIGAM 이하 지질자원연) 지질박물관 이융남 관장(54) 연구팀이 데이노케이루스가 실제 어떤 공룡이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거대한 타조공룡류인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의 오랜 수수께끼 해결(Resolving the long-standing enigmas of a giant ornithomimosaur Deinocheirus mirificus)’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쳐(Nature)’에 게재됐다.


논문에는 우리 연구원의 이융남 지질박물관장(제1저자)과 이항재 연구원을 비롯해 몽골 고생물학센터 린첸 바스볼드 전 고생물학센터장(R. Barsbold)과 작토바타르 진조릭 연구원(T. Chinzorig), 캐나다 알버타대학 필립 커리 교수(P. Currie), 일본 홋카이도대학 요시쯔구 고바야시 교수(Y. Kobayashi), 벨기에 왕립자연과학연구소 파스칼 고데프로이트 박사(P. Godefroit), 그리고 프랑스 프랑수아 에뀔리에 박사(F. Escuillie)가 참여했다.


이 관장 연구팀은 화성시가 지원한 ‘한국-몽골 국제공룡탐사(2006~2011년)’ 프로젝트를 통해 2006년과 2009년, 몽골 남부고비사막의 알탄울라(Altan Uul)와 부긴자프(Bugin Tsav) 지역에서 두 개체의 새로운 데이노케이루스 표본을 발굴했다. 하지만, 부긴자프의 표본 중 머리뼈와 발뼈는 이미 도굴된 상태였다. 그러던 중 이미 유럽의 한 개인이 데이노케이루스의 도굴된 뼈들을 소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소유자에게 이 뼈들을 기증 형식으로 몽골에 반환할 것을 설득했고, 2014년 5월 1일 데이노케이루스의 머리뼈와 발뼈가 몽골로 반환됐다. 마침내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가 확보됐고, 연구팀은 데이노케이루스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었다.


<2009년 몽골공룡탐사 당시 발견한 데이노케이루스 화석 옆에서 연구팀의 기념촬영. 오른쪽 맨 아래가 이융남 관장, 그 위는 이항재 연구원>


연구를 통해 밝혀진 데이노케이루스의 실체는 형태부터 식생까지 거의 모든 것들이 그 동안의 추측과 예상을 비껴갔다. 사람들이 상상 혹은 기대했던 일반적인 데이노케이루스의 모습은 거대한 앞발을 가진,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큰 지상 최대의 육식공룡이었다. 하지만 이 관장 연구팀은 데이노케이루스가 (1)전체 길이(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약 11미터, 몸무게 약 6.4톤으로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크기에 (2)머리와 등, 발가락이 매우 독특한 형태를 가졌으며, (3)타조공룡류(Ornithomimosauria)에 속하는 (4)잡식공룡이라고 밝혔다.


 (1) 연구팀은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굴한 데이노케이루스 두 개체의 몸통 화석과 1965년 발견된 팔 골격, 그리고 반환된 두개골과 발 골격을 바탕으로 데이노케이루스의 완전한 복원도를 구현해냈다. 복원 결과, 데이노케이루스의 거대한 팔은 타조공룡의 특징이며 다른 그룹에 속한 짧은 앞발의 티라노사우루스와 비교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불합리하며 실제 머리뼈의 크기는 타조공룡이 크게 자랐을 때의 예상된 크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새롭게 발견된 데이노케이루스 2개체와 합성 복원도. (사람 크기 1.7미터)>


 (2) ▲복원도를 통해 본 데이노케이루스의 가장 큰 형태적인 특징은 오랫동안 이 공룡을 상징해오던 긴 앞발, 그리고 기다란 주둥이에 오리처럼 넓적한 부리가 발달한 머리다. ▲등과 허리의 신경배돌기가 스피노사우루스에 견줄 만큼 높게 솟아 단봉낙타를 연상케 하는 것 역시 이 공룡의 기이한 모습에 한몫을 한다. ▲발톱 끝은 뾰족하지 않고, 뭉툭하고 넓적한데, 이는 과거 어떠한 수각류(육식공룡)에서도 관찰된 바 없는 형태이다. 이러한 특징은 데이노케이루스가 물가의 무른 지면에 발이 깊이 빠지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3) 또한, 연구팀은 데이노케이루스가 타조공룡류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내, 이 공룡이 어떤 그룹에 속할 것인지에 대한 과거의 긴 논란을 종결지었다. ▲하지만 데이노케이루스는 전형적인 타조공룡들과는 전혀 다른 특징도 보이고 있다. 타조공룡의 일반적인 특징처럼 이빨이 없으며, 새와 비슷한 외형을 가졌지만, 날렵하고 빠른 전형적인 타조공룡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여 거대한 크기로 성장했다. 뒤로 기울어진 골반과 강건한 뒷다리, 긴 대퇴골, 큰 발은 데이노케이루스가 천천히 걷는 공룡이었음을 말해준다.


 (4) 논란이 됐던 데이노케이루스의 특징적인 긴 앞발과 낫처럼 생긴 앞발톱은 물가에 낮게 자라는 초본성 식물(줄기가 연한 식물)을 파고 모으기 위한 구조로 해석된다. 또한 발굴 중 뱃속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잔해와 1,400개가 넘는 위석, 그리고 초식성임을 나타내는 머리뼈의 특징은 데이노케이루스가 거대한 잡식공룡임을 말해준다.

  

<데이노케이루스 복원도(네이처 논문 中)>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고생물학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처는 이 관장 연구팀의 논문을 금주의 주목받는 논문으로 선정해 소개했다.


특히 지난 50년간 전 세계 공룡학계의 숙원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룡화석지인 몽골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화석 중 하나였던 데이노케이루스의 미스터리를 한국 고생물학자가 주도하여 완전하게 해결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인이 주도하여 연구한 고생물학 논문이 네이처지에 게재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또한 도굴됐다가 이번 연구를 위해 기증된 두개골과 발뼈 화석의 사례는 도굴되거나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중요한 화석들이 과학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처리돼야 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생물학계의 찬사를 받았다.


<데이노케이루스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설명중인 이융남 관장>


이 관장은 “공룡학계의 커다란 숙제를 해결하게 되어 고생물학자로서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이번 성과가 침체되어 있는 우리나라 고생물학이 발전하는데 조그만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규한 원장은 “앞으로 이 관장 같은 과학자가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창조적 연구 환경 조성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우리나라 고생물 연구, 나아가 지구과학 분야 기초과학 연구를 주도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