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뒤 산사태 위험, 재해 예측 기술로 대비한다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5/07/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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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뒤 산사태 위험,
재해 예측 기술로 대비한다
- 김민석 지질재해연구실장
지난 3월, 경북·경남·울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104,000ha에 달하는 산림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는 여름철 강우로 인한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산불로 나무가 고사하게 되면 강한 비가 올 때 흙 내부의 지하수가 급격히 차오르고, 흙이 뿌리에 달라붙는 힘이 약해지며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욱이 산사태는 흙, 돌, 나무 등이 물과 섞여 하류로 쏟아져 내리는 ‘토석류’ 현상으로 이어져 더 큰 피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극한 강우 뒤 산사태 발생 2시간 반 이내에 위험도를 파악하고, 토석류 재해를 예측해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산사태 예측 기술 중 기상청 강우 측정망 자료를 반영한 산사태 위험지 분석
기후 위기와 강수량 그리고 산사태
과학 저널 네이처에 2023년 실린 ‘Ombadi et al.’ 논문에 따르면, 기온이 1℃ 상승하면 북반구 고지대의 강수량은 평균 15%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산사태, 토양 침식, 홍수 같은 자연재해 위험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로 극한 강우의 강도와 빈도가 다변화되어, 강우에 의한 지질재해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강우 일수가 28.7일로 역대 장마철 중 가장 많았던 2020년에는 정체전선에 의한 강한 강수대인 ‘대기의 강’이 형성되어, 일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잦았다. 이때, 산림청 추산 5,600여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2023년 경북 예천에서는 새벽에 내린 강한 국지성 호우로 인한 산사태와 토석류로 15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2024년 군산에는 시간당 131mm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여러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산불 후 극한 강우에 의한 산사태 발생 확률 증가
일반적으로 산사태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지만, 우리나라 산사태의 대부분은 극한 강우가 주된 원인이다. 국토의 약 64%가 산지로 이루어진 우리나라는 최근 기온 상승과 급격한 강수량 변화로 인해 산사태와 토석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산불 피해가 발생했던 지역은 더욱 산사태에 취약하다.
국내외 다양한 연구들은 급격한 강우로 인한 산불 지역의 산사태 위험성을 보여준다. ‘Ramirez’ 논문에는 2022년 경북 울진의 산불 지역 중 일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토양 및 식생 뿌리 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 초기에는 강우가 땅속으로 적게 스며들지만 6개월 후에는 두 배 이상 빠르게 침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불의 영향으로 토양의 응집력도 낮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2007년 그리스 산불 지역의 경우, 강우에 의한 산사태 확률이 20~30% 이상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 최대 연구기관인 미국 USGS 역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캘리포니아를 연구한 결과, 산불 후 산사태 및 토석류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즉, 산불로 죽은 식생의 영향으로 흙 내부에 공간이 생겨, 뿌리 층 근처에서 물의 흐름이 빨라지며 산사태로 이어지는 것이다.

△ 산사태 위험지역 예측을 위한 산청군 및 의성-영덕 산불 피해 데이터
산사태 및 토석류 예측 기술로 대피 시간 확보
그동안 산불 지역의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기존 기법들은 공간 해상도가 낮고, 복잡한 지질·지형·지반 특성에 따른 식생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확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흙, 돌, 나무 등이 물과 섞여 하류로 이동하며 피해를 주는 토석류 상황에 대한 예측 기술도 부족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기상청의 국지예보모델(LDAPS)을 기반으로 강우로 인한 지하수 흐름을 1차원부터 3차원까지 연동 해석하는 ‘물리 기반 산사태 예측 모델’을 개발하며, 기존의 한계를 해결하고자 했다. 더불어 충남대학교 안현욱 교수팀과 공동으로 산사태 후 토석류 위험 지역을 예측하는 ‘2차원 토석류 모델’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대형 산불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사태와 토석류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2023년 발생한 경북 예천 산사태 지역과 경주 불국사 인근 토암산 산사태 지역에 적용한 결과, 약 85% 이상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더불어, 예천 토석류 위험반경 해석 정확도 또한 90% 이상으로 나타나 실제 재난 대응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재해연구실은 대형 산불 후 급격한 강우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재해를 예측하기 위한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넓은 지역에 걸쳐 발생한 산불 특성을 고려해, 인공위성 영상을 활용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또한, 이 자료를 기반으로 한 야외조사와 다양한 실험 등을 통해 위험 지역 분석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센터는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비롯해 산불 발생 지역의 산사태 및 토석류 재해 예측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재난 대응 기술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writer. 김민석 지질재해연구실장
산사태 메커니즘 조사, 인공강우 기반 대형플룸실험, 산사태·토석류 수치해석 모델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2016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했다.
2025년부터 지질재해연구실장을 맡아, 지질학 기반 산사태 재해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산사태연구센터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