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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 이상의 무한 세계 미생물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19/12/17 16:56
  • 조회수3773

이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너무 작아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생물, 바로 미생물이다.

세계사 속에는 미생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건들이 있는데,

대부분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많은 고통을 받았던 일들이다.

그래서 미생물 하면 병원균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미생물의 종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이 존재한다.

그 수와 양으로만 본다면 지구의 주인이 미생물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은 아닐듯싶다.

다양한 미생물, 그중에서도 지구의 끝점 남극에서 온 미생물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상상 그 이상의 무한 세계 미생물


지구 미생물을 연구하는 김소정 박사




메타지놈 분석을 통한 미생물 연구


여름이 되면 남극에는 빙호(polynya)라는 지역이 형성된다. 남극 생물들이 얼음 밖으로 나와 숨을 쉴 수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해 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소다. 쇄빙선 아라온호가 남극해 아문센해 빙호를 방문해 채취해온 시료를 토대로 김소정 박사는 남극의 미생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보통 미생물 연구를 하면 미생물을 증식시키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는데, 저는 메타지놈 분석기술을 통해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최근에 화성 연쇄살인 사건 진범이 최신 DNA 분석 기법을 통해 밝히게 됨으로써 일반인들도 DNA 분석에 대해 이제는 조금 익숙해지신 것 같은데요. 이 메타지놈 분석도 DNA 서열을 분석하여 그 환경에 어떤 미생물이 있고,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김소정 박사가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살펴본 남극 빙호 지역의 미생물은 재미있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DNA 정보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생화학적으로 중요한 유전자들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 작업이 마치 탐정이 단서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추리를 해나가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 중 하나로 다른 해양에서 발생하는 식물성플랑크톤 대증식시 발견되는 세균 그룹과 다른 특징을 찾을 수 있었는데, 남극 빙호 지역 내 우점(우위를 점)하는 세균들은 모두 프로테오로돕신(proteorhodopsin)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눈에서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로돕신이라 하고, 세균이 이처럼 비슷하게 빛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을 프로테오로돕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추측하건데 이 단백질이 있음으로써 여름에 반짝 에너지를 얻는 시기에 남극의 세균들이 폭발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김소정 박사가 수행하고 있는 연구들은 크게 2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지질환경오염을 제어하는 미생물 연구고, 두 번째는 지하수 내 미생물 생태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환경보전과 관련해서는 메탄을 먹는 미생물을 배양하고, 유전체 분석을 통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쉽게 말해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고 있는 미생물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 환경 내 미생물 생태특성을 메타지놈 분석기술을 통해 연구하고, 최종적으로는 미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대해, 환경 내 물질순환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움직이는 작지만 거대한 힘


지구상에서 미생물은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존재이다. 요즘 장내 미생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 전체의 물질순환에 핵심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김소정 박사는 아마 미생물이 사라진다면 지구가 마비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며 웃는다. 미생물에 대한 김 박사의 사랑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학부 시절 미생물을 전공한 그녀는 계속 미생물 연구를 진행해왔고, 독특하게 환경과 관련된 미생물 연구를 지속했다. 지질학을 전공하고 미생물 연구를 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그 반대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지질학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미생물 학과를 전공한 후 약대나 의대 쪽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학생 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환경오염을 해결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화학적 방법, 물리적 처리 방법은 인위적인 방법을 통해 환경정화를 하는 건데, 미생물을 활용하면 친환경적인 방법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박사학위도 태안 유류 오염과 관련해 유류오염을 정화하는 미생물을 연구했습니다.”


미생물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고 연구를 해온 김소정 박사에게 미생물이 지닌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바로 매력이요? 엄청나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김 박사는 눈빛을 반짝이며 미생물 예찬을 시작한다. “우리 음식 중에서 김치 같은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음식이 있죠. 또 건강을 위해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유산균도 많이 섭취하면서 대중들도 미생물을 쉽게 접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미생물하면 병원균을 많이 떠올렸는데, 이제는 긍정적인 미생물, 이로운 미생물이 많이 알려지고 있어요. 사실 미생물이 없으면 순환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미지의 영역, “지구 미생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미생물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또 감사하다는 김소정 박사. 여러 선배들과 함께 미생물을 연구하고, 자신이 세운 가설이 연구를 통해 사실로 입증될 때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올해는 야외 실험이 많아 2달 정도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출장을 다니곤 했는데, 선배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좋았다고 한다.






미생물을 연구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다양한 시료를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열수구 시료도 조사해보고, 또 부안의 곰소염전에 직접 가 호염성 미생물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 남극 미생물 연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외적으로는 미생물 분야에서 권위 있는 저널에관련 연구 내용이 실려서 전세계 연구자들에게 제 연구내용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내적으로는 저 스스로가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서로 상호관계도 생각해봐야 했고, 새로운 분석 기법들도 익혀야 했어요. 정말 저에게는 많은 가르침을 준 연구였습니다.”


해양미생물이나 극지미생물의 경우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구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 와서야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를만큼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특히 땅 속의 미생물의 경우는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3년 전쯤 땅 속에 미생물이 굉장히 많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가 소개되었는데, 그 수치가 지구의 표면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은 곳에서 지구의 순환에 굉장히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미생물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미생물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베일에 쌓여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가 연구해야 할 미지의 영역입니다. 우리 연구원에서 이런 연구를 주도적으로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공을 살려 계속해서 지구의 미생물을 연구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소정 박사.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뿐만 아니라 향후에는 지구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미생물을 연구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처음에는 환경을 살릴 수 있는 미생물을 연구하고 싶어 시작했던 연구가 지금의 미생물 연구로 이어졌네요. 미생물 연구에 대한 기술 발전 속도가 연구자들이 놀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 속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하다보면 어쩌면 제가 퇴직하기 전에 화성에 있는 미생물도 연구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