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룡류의 진화

각룡류는 오직 아시아와 북아메리카에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조반류 공룡으로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외양은 트리케라톱스와 같이 수 톤에 이르는 커다란 덩치에 4족 보행을 하며 목덜미에 두른 넓은 프릴(frill)과 머리의 뿔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들이 발원한 아시아의 초기 각룡류는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의 공룡이었다.

작은 체구에 2족 보행을 했던 전기백악기의 프시타코사우루스(Psittacosaurus)는 프릴도날카로운 뿔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주둥이 끝의 앵무새 같은 부리 정도에서만 각룡류의 특징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작은 초식공룡은 엉성한 이빨로 섭취한 먹이를 위석(胃石)의 도움으로 소화를 시켜야만 했다. 이후 각룡류는 머리 뒤쪽 뼈의 일부를 점차 확장시켜 프릴을 발달시켰고, 체구가 증가함에 따라 앞다리를 지면에 디디며 4족 보행을 하게되었다.

후기백악기, 마침내 아시아의 각룡류는 좁은 육교(land bridge)로 연결돼 있었던 북아메리카로 이동하였고, 먹이를 가위처럼 잘게 썰 수 있는 치판을 발달시켜 거친 먹이에도 적응하면서 급속도로 빨리 북아메리카 전역으로 퍼져 진화했다.

프시타코사우루스 이미지

프시타코사우루스(Psittacosaurus)

트리케라톱스 이미지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목덜미 장식, 프릴의 용도

각룡류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알려진 프릴은 형태와 크기가 천차만별이며, 프시타코사우루스와 같은 초기각룡류는 프릴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한때는 방패 구실을 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사실 대부분의 프릴에는 크고 작은 창이 뚫려 있고 두께도 매우 얇아 방어용으로 쓰였다고 보긴 어렵다.

대신 높고 넓은 프릴은 덩치를 크게 보이게 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적에 대한 위협, 자신의 과시,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장식이나, 동족간의 식별표시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로토케라톱스 이미지

프로토케라톱스(Protoceratops)

켄트로사우루스 이미지

켄트로사우루스(Centrosaurus)

카스모사우루스 이미지

카스모사우루스(Chasmosaurus)

카스모사우루스 이미지

각룡류의 진화와 분기도

트리케라톱스 처럼 진화한 각룡의 특징은 초기의 각룡류부터 조금씩 발달해 쌓여온 것이다. 새 부리 같은 주둥이 뼈와 삼각형으로 돌출한 뺨뼈(협골)는 프시타코사우루스 같은 초기 각룡류로부터, 튼튼하게 합쳐진 목뼈는 프로토케라톱스 같은 네오케라톱시아 단계로부터 시작되었다. 크게 확장된 콧구멍 (외비공)이나 콧잔등의 뿔, 이빨뭉치의 발달 등은 진화한 각룡과(科)에 이르러서야 완성되었다(Fastovsky & Weishampel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