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룡

익룡은 공룡과 매우 가까운 관계이지만 공룡이 진화하기 이전에 갈라져 별도로 진화한 비행 파충류이다. 가장 오래된 익룡은 후기트라이아스기 약 2억 1,500만 년 전 출현했고, 6,500만 년 전 공룡과 함께 최후를 맞았다(Unwin 2006).

익룡은 크게 두 가지 그룹으로 나뉘는데, 주로 트라이아스기와 쥬라기에 살았던 람포린코이드(rhamphorhynchoids)는 비교적 크기가 작은 원시적인 익룡으로서, 대부분 턱에 길고 성긴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꼬리가 길고 목은 비교적 짧다. 반면 주로 백악기에 번성했던 프테로닥틸로이드(pterodactyloids)는 짧은 꼬리에 좁고 긴 날개를 가지며, 많은 종류들이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볏(crest)을 가진다. 이빨은 굵고 짧은 것부터 수염처럼 길고 촘촘한 형태까지 매우 다양한데, 프테라노돈(Pteranodon) 처럼 이빨이 아예 사라진 종류도 있다 (Unwin 2006).

익룡의 날개골격은 새처럼 속이 비어 있지만 내부에는 촘촘한 지지대를 가지고 있어 무척 가볍고도 튼튼하다. 복잡하고 질긴 섬유로 보강된 날개막은 길게 늘어난 네 번째 손가락과 몸통 사이에서 비행하기에 충분한 면적을 이루고 있다. 단단히 결합된 흉곽과 더불어 두꺼운 근육이 붙어있는 위팔과 어깨뼈는 강한 날개치기를 할 수 있게 한다. 익룡은 이러한 특징 덕분에 날개의 체중부담이 적고, 낮은 풍속에도 장시간 활공이 가능하며, 순발력 있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Unwin 2006). 해안에서 수백 km 떨어졌던 지역의 해양 퇴적 층에서도 익룡 화석이 수백 개체나 발견된다는 사실은 이들의 뛰어난 장거리 비행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익룡의 대표적인 두 그룹

후기백악기의 프테라노돈(Pteranodon longiceps)은 짧은 꼬리의 대형 프테로닥틸로이드 익룡으로서, 두개골이 매우 큰(최대 1.8m) 익룡이다. 이들의 머리 위에 솟아 있는 뼈로 된 볏은 비행 중 방향타 구실을 하거나, 번식기에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장식으로 쓰였을 것이다(상대적으로 큰 볏장식을 가진 것이 수컷으로 추정된다).

람포린쿠스(Rhamphorhynchus muensteri)는 날개폭 약 1m의 대표적인 소형 람포린코이드 익룡이며, 시조새가 발견되는 후기쥬라기의 석회암층에서 최소 200~300개체 이상 많은 화석이 발견되었다. 프테라노돈과 달리 긴 꼬리와 길고 성긴 이빨을 특징으로 한다.

프테라노돈 이미지

프테라노돈(Pteranodon)

람포린쿠스 이미지

람포린쿠스(Rhamphorhynchus)

익룡 이미지

극적인 진화를 통해 중생대의 하늘정복에 성공한 익룡의 비행능력은 거의 새에 버금가거나 어쩌면 그보다 더 뛰어났을지도 모른다.

비행척추동물의 날개 구조 이미지

비행척추동물의 날개 구조

지구 역사를 통털어 자력으로 하늘을 날 수 있었던 척추동물은 파충류인 익룡과 조류인 새, 그리고 포유류인 박쥐가 있다. 이들 모두 앞다리가 진화한 날개를 발달시켰지만 날개의 구조는 모두 다르다. 새는 손가락이 모두 합쳐진 앞다리에 비행용 깃털이 돋아 날개를 이루며, 박쥐는 둘째부터 다섯째 손가락이 길어지고 손가락 사이와 몸통 사이에 얇은 날개막이 이어져 날개를 이루고 있다. 익룡의 날개는 얼핏 박쥐와 비슷해 보이지만, 네번째 손가락만이 길어져 몸통 사이에 날개막을 만든 독특한 날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