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개관

46억 년 전, 원시태양이 만들어지고 난 잔류물은 경쟁적으로 궤도 주변물질을 끌어 모으며 원시행성으로 성장해갔다. 무수한 부스러기와 소천체들이 부딪치며, 합체와 붕괴를 반복하던 초기의 행성들은 이때 축적된 막대한 충돌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뜨겁게 끓어올랐다. 이때 궤도에 자리잡아가던 원시지구는 행성전체가 균질하게 녹아있는 마그마의 바다를 이루었다.

초기 태양계의 궤도가 정리되어가면서 소행성과 운석 충돌의 빈도는 점차 낮아졌고, 마침내 원시지구는 식기 시작했다. 균질하게 녹아있던 내부물질이 비중 차이로 분리되면서 비로소 지금과 같은 층상구조를 이룬 것이다. 무거운 원소는 지구중심부로 가라앉아 핵을 이루었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원소들은 떠올라 두꺼운 맨틀과 얇은 지각을 이루었다. 여전히 뜨거운 열기로 끓어 대류하고 있는 맨틀은 수십 억 년 동안 대륙을 움직여온 원동력이다.

지구 내부 에너지의 대부분은 형성 초기에 축적된 열에너지로서 무한정한 것이 아니다. 태양계 네 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형제 행성 화성은 태양계 최대의 화산(올림포스 화산, Olympos Mon)을 가지고 있을 만큼 내부 에너지의 활발한 분출활동이 있었던 행성이지만, 지구의 절반정도인 크기와 10% 수준의 질량때문에 지구보다 일찍 내부 에너지를 소진하였고, 현재는 화산이나 지진 활동이 없는 차가운 행성이 되어 버렸다.

차갑게 식어버린 화성 이미지

차갑게 식어버린 화성

화성은 지구와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형제 행성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 열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내부활동이 멈춘채 차갑게 식어버렸다. 사진: NASA / JPL/ Malin Space Science Systems

지구 내핵 외핵 이미지
지각을 이루는 주요 판과 판구조 운동에 관련된 지형 이미지

지각을 이루는 주요 판과 판구조 운동에 관련된 지형

지각은 10여 개의 크고 작은 지판들로 나뉘어 있으며, 맨틀의 움직임에 따라 각자의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인다. 내부에너지의 발산 통로인 판의 경계는 판구조 운동 과정에 충돌과 마찰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서, 판이 수렴하는 해구, 판이 형성되는 해령을 비롯해 지판 곳곳에서 화산과 지진활동을 일으키고, 높은 산맥이나 깊은 협곡, 열도 등 다양한 지형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