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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을 파헤쳐 미래를 대비할 연구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4/04/15 16:00
  • 조회수95

과거의 기억을 파헤쳐 미래를 대비할 연구

Geo 측우기 기반 고수문기후 극한사상 연구

 

-임재수 센터장(4기환경연구센터)


지구의 기록을 전하는 메신저’. 땅속에 묻힌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임재수 센터장이 지질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을 칭하는 말이다.

자연이 남겨둔 기록을 읽고 해석해 미래를 대비하는 이들은,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기대에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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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GAM 기본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우수성과로 선정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연구 성과 제목이 ‘Geo 측우기 기반 고수문기후 극한사상 연구라고 들었습니다.

Geo 측우기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Geo 측우기는 말 그대로 두 단어가 조합된 이름입니다. 땅속에 보관된 과거 기후를 측정하는 역할을 하죠. 수문기후라는 게 있는데 과거에 비가 얼마나 왔는지, 가뭄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보여줘요. 이 수문기후 정보가 가득한 땅속을 Geo 측우기를 통해 파헤쳐 보자는 목적으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Geo 측우기 기반 연구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측우기는 세종대왕 때 만들어진 발명품으로, 당시 강우량을 측정하려고 만들어졌어요. 왜 굳이 강우량을 측정했을까 싶겠지만 저는 미래를 위해 발명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얼마만큼 비가 왔는지를 알면, 앞으로도 이 시기에 얼마나 많은 양의 비가 내릴지 추측할 수 있잖아요. 상황에 맞게 대비할 수 있고요. 측우기는 당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있는 발명품이에요.

동일한 관점에서 현재를 바라보았을 때 과거의 측우기처럼 몇천 년 동안의 기후 데이터가 있으면 연구가 굉장히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현재는 기상관측을 통해 기후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아쉽게도 전국에 50년 이상 축적된 기상관측 데이터가 많이 없어요. 너무나 짧죠. 그렇다 보니 우리가 몇십 년 후에 비가 얼마나 올지, 기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어요. 과거를 기억하는 긴 데이터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 열쇠가 바로 땅속에 있는 거예요. 긴 시간을 축적한 퇴적물 속에 기후 정보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래서 땅속을 측정하는 측우기. Geo 측우기라고 지었습니다.

 

Geo 측우기라는 이름이 낯설면서도 단숨에 기억되는 이름인 것 같아요. 그럼 Geo 측우기라는 이름을 박사님께서 직접 붙였을까요?

하하. 쑥스럽지만 맞아요. 맨 처음엔 Geo 측우기라고 지었을 땐 주변 분들이 별로라고 했지요. 사실 굉장히 단순하잖아요. 저도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Geo 측우기라고 이름 붙이길 잘한 것 같아요.

 

한 기고문을 통해 센터장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기억은 지혜의 또 다른 이름이다.’라고 적어주셨었죠. 어떤 방식으로 과거 수문 변화를 통해 미래 기후 위기에 대해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보통 미래를 예측하려면 과거에서 어떤 현상이 어떤 정형화된 패턴이 있는지 즉, 일정한 룰이 있어야 미래를 알 수 있어요. 게임이 그렇잖아요. 규칙을 알기 때문에 미래는 이럴 것이다.’라고 예측할 수 있어요.

그런 방식처럼 퇴적물 속에 남아있는 기억을 끄집어내는 거예요. 색을 예로 들어볼게요.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의 색깔이 노란색과 파란색이 규칙적으로 반복되잖아요. 파란색은 비가 많이 왔을 때 쌓이는 퇴적층, 노란색은 비가 적게 왔을 때 쌓이는 퇴적층. 이렇게 무지개떡처럼 층층이 쌓이거든요. 이렇게 퇴적된 땅을 시추기를 통해서 끌어 올리는 겁니다. 시추한 퇴적물이 분명 주기적으로 변하는 양상이 있을 테니까요. 수문 기후가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주기성을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미래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려고 합니다.

 

시추를 통해 퇴적물을 얻는다면 땅의 성질이 변하지는 않나요?

땅의 성질이 변할 수 있어요. 근데 사람의 영향을 덜 받는 호수의 경우 성질이 변하지 않아요. 1m가 쌓이고 2m, 3m 쌓이면 쌓일수록 땅에 한 번 들어간 물질들이 다시 움직이지 않아요. 수평적으로 땅이 길고 크게 펼쳐져 있으니 빽빽하게 쌓여서 흐트러질 일이 없는 거죠.

저희가 시추 작업을 했던 장소 중 제주도 하논오름이라는 곳이 있어요. 이전엔 호수였지만 물이 빠지면서 땅이 된 거죠. 여기서 시추로 뽑아낸 퇴적물을 코어 스캐너를 통해 측정해봤어요. 코어 스캐너는 농도와 밀도, 그리고 원소가 얼마나 있는지를 데이터로 알려주거든요. 신기하게도 그 당시에 들어온 값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어요. 사람의 영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죠. 또 제주도 사라오름 분화구 퇴적층을 연구해서는 과거 수천 년 동안 제주도에 태풍이 얼마나 자주 찾아왔는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인위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보니 주로 많이 가는 곳이 제주도예요. 제주도 분화구 같은 곳. 흔히 오지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을 많이 돌아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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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연구 내용 중에서 극한 기후에 대한 극한사상이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해요.

극한사상이라고 하면 어려운 단어이긴 해요. 정의 차원에서는 이렇게 얘기해요. 어떠한 현상에 대해 상위 10% 이상의 현상과 하위 10% 이하의 현상을 말하죠. 강우량으로 봤을 때 비가 많이 오는 수치와 비가 적게 오는 수치를 백분율로 따지면 구간이 나오잖아요.

예를 들어 비가 2,000mm씩 많이 온다. 그럼 2,000mm가 상위 10%에 들어갈 수 있겠죠. 반대로 비가 1mm도 오지 않는다고 하면 하위 10%에 들어가는 거죠. 상위 10%는 홍수, 하위 10%는 가뭄에 해당합니다. 쉽게 말해 어떠한 극한적인 현상들을 설명할 때 극한사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요.

 

해당 연구를 이어가기 위한 도전적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정확한 데이터를 도출해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에요. 퇴적물에 쌓인 데이터를 측정한다는 게 사실 일반인들에겐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데이터를 들고 “350년 전에 이만큼이나 비가 오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면 와닿지 않아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들고 역사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져요. “이 수치가 350년 전쯤 비가 진짜 많이 오지 않았던 시기인데, 이때가 바로 경신 대기근이었어요. 우리나라 인구가 20%가 줄어들었던 때죠.”라고 말이죠.

TV나 책 속에만 있는 기후 변화의 이야기가 아니고, 적어도 역사 시대에 있었던 사건들을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로서 연구해보자는 게 도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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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로서 센터장님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궁금해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연구자니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만들고 싶어요. 또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지질과학 후배들이 많이 양성됐으면 좋겠어요. 지질과학이 그렇게 인기 있는 학과는 아니에요. 근데 실은 굉장히 재밌거든요. 지질과학이 갈 수 있는 데까지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저는 지질과학을 하는 우리를 메신저라고 생각해요. 자연이 새겨놓은 기록들을 누군가는 해석해야 하잖아요. 또 누군가는 이 해석을 동시대 사람들에게 아니면, 미래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러한 메신저 역할을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