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GAM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안녕하십니까. 해당 기사에 언급된 논문의 저자인 선임연구원 김기범입니다.

섭입개시(Subduction Initiation)라는 개념은 과거 판 경계가 아니었던 지역이 수렴형 판경계(Convergent Margin)로 변하는 전이적 단계 또는 태아기적 단계를 의미합니다.  섭입개시 단계에 놓인 지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지진 및 지각의 압축 변형작용이 관측되지만, 해구, 호화산작용, 베니오프존 형성 등과 같은 성숙한 섭입대의 특징은 아직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전이적 단계에 놓인 지역은 경우에 따라 판경계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일례로 동해 맞은편인 일본 서해안 지역은 섭입개시단계에 놓여 있으며 동시에 판경계로 분류됩니다. 반면 우리 동해안은 일본 서해안과 유사한 지각변형을 겪고 있음에도 여태껏 안정적 판 내부 환경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일본 서해안에서는 "일본해중부지진"으로 알려진 규모 7.5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하는 등 해당 지역이 먼 미래에 성숙한 섭입대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이 점쳐집니다. 반면 우리 동해안은 "일본해중부지진"과 같은 결정적 증거가 보고된 바 없고, 무엇보다 이 지역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시작된 지 불과 수년에 지나지 않아 아직 그 담론은 판경계 여부를 따지는 데 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경주지진 및 해저 단층/습곡구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통해 과거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던 "안정적 판 내부환경"이라는 명제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에 "우리나라는 판 내부에 위치해 있는데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대서양을 보시면 간단히 설명이 됩니다. 대서양의 동, 서 해안 모두 수동형대륙주변부(Passive margin)이라 불리는 판 내부환경입니다. 하지만 이지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섭입개시(Subduction Initination)작용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섭입개시작용은 섭입작용의 준비단계라 볼 수 있으며, 그 과정하에 있는 지역이 판경계로 분류되고 그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추가적 논의와 결정적 증거가 요구됩니다.  먼 미래에 이러한 초기섭입대가 성숙된 섭입대로 진화한다면 해당 수동형대륙주변부는 수렴형판경계(Convergent Margin)로 재정의될 것입니다.  이 과정이 윌슨사이클이라 불리는 지구 표면의 판의 순환 작용 중 2번째와 3번째 사이의 과정이 되겠습니다. 우리 동해 연안도 두꺼운 대륙지각이 급격히 얇아지는 수동형대륙주변부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적절한 힘과 열, 하중이 오랜 시간에 걸쳐 가해진다면 섭입대로 진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 [ 윤석주 ] 님의 메세지 ----------------------------------

2018년에 동아일보에서 동해가 사라진다는 기사가 보도 됐었습니다.

그 내용은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한반도와 동해 경계사이에서 약한 지각이 단단한 지각판으로 밀려들어간다는 섭입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판 내부에 위치해 있는데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하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알고싶습니다.

해당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152811?sid=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