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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익한 것을 유익한 것으로 만드는 연금술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18/04/02 16:33
  • 조회수2098


“석탄재를 알칼리에 반응시켜 지오폴리머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제조 방식이 꽤 까다로워요. 석탄의 특성을 이해해야 하죠.”



무익한 것을 유익한 것으로 만드는 연금술


석탄재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자원회수연구센터 이수정 박사



이수정 박사의 연구는 화력발전소에서 태우고 남은 ‘석탄재’에서부터 시작됐다. 

화력발전소를 방문하기 전까지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재가 우리의 삶 근처에 매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매립된 석탄재는 고여있는 것이 아니라, 지하수나 빗물을 따라 또 다른 어딘가로 흘러간다는 것 또한.

이런 상황을 대면한 이수정 박사는 석탄재를 활용해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연구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지오폴리머’다.



국내 전력의 40% 정도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석탄을 고온으로 태우는데 이 과정에서 석탄을 태우고 남은 재인 ‘석탄재’가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한 석탄재는 매립되거나 시멘트 제조 시 혼화재로 활용된다. 석탄재를 땅에 매립하는 경우 많은 문제가 뒤따른다. 토양 오염, 비산 먼지 발생, 인근 주민의 질병 발생 등이다. 특히 인근 주민의 질병 발생에 대한 토로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화력발전소를 방문한 후 석탄재 처리 방법에 대해 심각성을 몸소 느낀 이수정 박사는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에 접어든 지오폴리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석탄재를 알칼리에 반응시켜 지오폴리머를 만들수 있어요. 그런데 제조 방식이 꽤 까다로워요. 석탄의 특성을 이해해야 하죠. 석탄은 식물이 땅속에 묻혀 오랜 시간 열과 압력을 받아 생성된 물질이에요. 이 과정에서 무기물인 퇴적물이 섞여요. 석탄재는 무기물이 타지 않고 남은 것들이에요. 그런데 석탄이 생성되는 지질 환경에 따라 무기질 성분의 종류, 함량이 달라져요. 게다가 화력발전소에서 연소하는 온도, 석탄 입자가 연소로에 머무르는 시간, 석탄 입자의 크기에 따라 석탄재의 성분에도 영향을 미치죠. 지오폴리머를 만들기 위해 중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알칼리와 반응하는 성분의 양을 정확하게 산출하고자 석탄재의 화학 성분을 분석해요. 이후 필요한 만큼의 알칼리를 넣어주면 알루미늄, 실리콘, 산소로 구성된 지오폴리머를 만들 수 있죠.”





석탄재는 석탄의 특성, 석탄의 연소 방식, 석탄이 연소로에서 배출되는 시기 등에 따라 특성이 매우 다르고 화학 성분이 불균질하다. 때문에 정확한 정량적 특성 평가에 기초해 알칼리 배합비를 계산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물론 정확한 배합비를 산출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광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배합비를 계산하기 위한 프로그래밍이 필요했다. 다양한 과정을 거치며 자잘한 노하우들이 견고하게 쌓였고 이는 지오폴리머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렇다면 지오폴리머는 어떻게 활용될까. “포틀랜드 시멘트 대체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멘트는 콘크리트의 성분인 굵은 골재, 잔골재를 한 덩어리로 굳히기 위한 결합재로 사용됩니다. 결합재로 시멘트 대신 지오폴리머를 사용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지오폴리머는 내열성, 내화학성, 내구성이 시멘트보다 월등합니다. 건축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죠. 이는 실험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기도 했어요. 200℃ 이상의 고열을 시멘트와 지오폴리머에 가했어요. 시멘트는 터지고 부서졌지만 지오폴리머는 약간의 갈라짐만 있었을 뿐 온전한 상태를 유지했죠. 1,100℃까지도 견뎠어요. 내열성에 강한 혼합 비율을 계산해 지오폴리머를 만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지오폴리머의 우수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오폴리머의 제조공정은 시멘트보다 친환경적이다. 고온에서 생산되는 시멘트는 시멘트 클링커 1톤 당 약 700~900k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반면 지오폴리머의 양생은 상온 또는 60℃ 내외의 저온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40~80% 이상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지오폴리머 국내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멘트 산업이 산업 전반에 걸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 지오폴리머의 제조 과정이 까다롭다고 여겨지는 편견 또한 걸림돌이다. KS 규격 및 시방서 개정 등 제도적인 시행도 잇따라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수정 박사는 지오폴리머를 상용화하기 위한 크고 작은 도전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지오폴리머의 우수성을 그 누구보다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폐로를 앞둔 원자로가 많은데 폐로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지오폴리머는 구조가 매우 견고해 방사능 폐기물을 고정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어요. 방사능 폐기물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주죠. 지오폴리머의 우수한 내열성, 내화학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무익한 것으로부터 유익한 것을 만드는 이수정 박사, 지난 연구보다 앞으로의 연구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확고한 의지에 그 답이 있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