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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토양을 마주하면서 시작된 과학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18/08/03 15:13
  • 조회수3732

레이첼 카슨은 새가 울지 않는 봄을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라고 표현했다. 오염된 토양에는 새들이 찾아오지 않아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제작된 다양한 생활용품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사용 후 버려진 생활용품, 농작을 위해 살포된 화학비료와 농약 등이 알게 모르게 토양에 축적되고 토양을 오염시켰다.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뿐, 오랜 시간 축적되고 확산된 침묵의 살인자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남인현 박사는 오염된 땅을 복원하기 위한 연구를 한다. 



아픈 토양을 마주하면서 시작된 과학



생태적 방법으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지질환경재해연구센터 남인현 박사

 


"신종오염물질에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개발을 멈추지 않을 예정입니다."




토양은 모든 생명의 터전이다. 그러한 토양이 농약과 중금속, 폐수 그리고 산성비 등 다양한 요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기·수질오염과 비교해 토양오염을 간과하고 있다. 토양오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것이 우리 인간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토양오염은 대기·수질 오염만큼이나 매우 위험한 사건이다. “토양은 물·공기와 다르게 유동성이 없어 오염되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누적돼요. 바로 알아채지 못하고 오염 정도가 심해져서야 인지할 수 있죠. 하지만 그때는 이미 복원도 어렵고 복원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려 요. 대기·수질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지만, 이와 비교해 토양오염은 관심이 낮은 이유이기도 해요. 하지만 토양 오염은 이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오염된 토양은 지하수·지표수를 통해 식수원에까지 확산되며, 이를 마신 우리는 다양한 질병에 노출됩니다. 토양오염에 관심을 갖고 오염을 증폭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토양오염 지역 중에서도 남인현 박사는 /폐광산에 주목한다. 우리나라는 2,100여 개의 휴/폐광산이 존재하는데 대부분이 적절한 복원절차 없이 방치됐다. /폐광산 주변으로 광산폐기 물이 방치되어 있고 때문에 중금속을 함유한 광산폐기물이 주변부로 확산되고 있다. 중금속이 기준을 초과하는 것은 물론 휴/폐 광산 주변으로까지 유입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대부분 그렇듯 휴/폐광산 지역도 살펴보면 인구 밀도가 높은 편이예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주거지와 농경지가 있고 사람들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해요. 이곳 지역 토양은 자연 기원적인 혹은 광산 활동에 기인한 다양한 중금속 등의 물질로 오염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죠.”

 

/폐광산 지역의 토양은 대부분 산성을 띤다. 이를 중화하고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고자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오염된 토양에 깨끗한 토양을 덮는 복토’, 화학적 처리를 통해 오염물질을 제거 하는 토양세척(Soil Washing)’ 그리고 요소분해효소를 활용한 생화학적 토양정화 기술등이다. 남인현 박사는 친환경적인 방법인 요소분해효소를 택했다. 요소분해효소는 요소의 가수분해작용을 활성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효소다. 특히 콩과식물에 많이 함유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토양 공극을 메우기 위해 요소분해효소를 활용해 탄산칼슘을 생성시키는 방법입니다. 토양 표면, 공극 사이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요소가 들어가면 암모니아와 탄산이온으로 바뀌면서 주변에 있는 칼슘이온과 결합해 탄산칼슘이 생성됩니다. 바로 이 탄산칼슘이 주변에 침전되면서 공극을 메워요.

 




토양의 공극을 메우니 지반은 더욱 튼튼해지죠. 이를 위해 파우더 형태의 생화학적 제제인 ‘BNG’를 제작했습니다. 제조 공정은 무척 단순합니다. 재료를 분쇄한 후 천연추출물을 분리해 동결건조 합니다. 요소분해효소의 작용을 촉진하는 요소와 염화칼슘을 섞어 최종적으로 분말제제를 만들었어요. 실제 휴/폐광 지역 토양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실증실험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어요. BNG를 오염된 토양에 뿌린 결과 침출수 내 중금속 농도가 현격하게 감소했어요. 더불어 식생도 안정적으로 활착됐죠. 기술의 효용가치를 높이려면 경제성이 뒷받침돼야 해요.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하고 요소분해효소를 활용할 콩과식물은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아야 하죠. 콩과식물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힘쓰고자 합니다.”

 

BNG는 다른 화학처리 방법과 비교해 복원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친환경적이다. 화학처리 방법은 토양의 유기물·미생물까지도 제거하는 반면, 요소분해효소는 토양의 미생물·유기물 등과 조화롭게 중금속을 안정화시킨다. 탄산칼슘은 토양 입자 공극을 메워 토양의 강도를 증진시키고 이는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든다. 효과와 효능을 입증한 바, 다른 토양오염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인현 박사의 연구 목표도 이 지점에 있다.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개발되니 신종오염물질도 생겨났어요. 신종오염물질에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개발을 멈추지 않을 예정입니다.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앞장서고 싶어요.” 토양은 온갖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인 동시에 삶을 잇는 데 필요한 식량을 얻는 중요한 자원이다. 각종 환경오염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 토양오염에 대한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