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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 Story] 지하공간의 무한한 가능성, 이제 곧 현실입니다
  • 작성자홍보팀
  • 작성일시2014/03/19 15:50
  • 조회수788

 

지하공간의 무한한 가능성, 이제 곧 현실입니다

- CAES (압축공기에너지저장) 연구현장을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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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매 해 여름 혹은 겨울마다 에너지 소비율에 대한 빨간불이 종종 켜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전력 피크타임(peak time)과 냉방·난방 기구의 사용이 집중되면서 예비 전력량이 위협을 받는다. 특히 매년 여름 블랙아웃 위험이 고조되며 정부는 전기절약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전력난의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연구자들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탐구한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주목을 받는 것은 야간 시간의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낮 시간 전력 소비량이 절정에 달할 때 그것을 전환하는 방법이다. 이는 압축공기에너지저장(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기술로 불리는 연구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CAES 기술의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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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압축공기에너지저장 (CAES) 파일럿 플랜트 내부 전경>

 

어둠 속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연구
‘밝은 아침을 맞기 위해서는 지리한 어둠을 견뎌내야 한다’

지구환경연구본부 지하공간연구실의 연구는 아마 이 이야기가 딱 들어맞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한 줄기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지하공간에서 미래 에너지 강국을 꿈꾸며 하루하루 연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공간연구실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압축공기에너지저장(CAES) 기술의 중심에 서 있는 연구실이다. CAES의 핵심기술인공기를 압축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땅 속에 저장하는 기술을 탐구하기 때문이다.

 

“압축공기에너지저장(CAES) 기술은 전기를 저장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전기라는 것이 그 특성상 일단 생산을 한 후 소비를 하지 않으면 사라지잖아요. 사실상 전기가 발명된 이후 사람들을 가장 고민케 한 부분도 바로 이거예요. 석유처럼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된 거죠. 그러다보니 다양한 전기저장장치들이 만들어졌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배터리입니다. 하지만 2차 전지는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용량에 비해 경제성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요. 때문에 이를 보다 크게 만들어서 직접적인 전력공급에 도움을 줄 수는 없을지 고민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내조시스템 용접부의 비파괴 검사>

 

해가 바뀔수록 전국적인 에너지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수요량이 공급량을 점점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전력공급 설비의 증설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력수급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에너지 수급문제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최근에는 계획정전이라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유 있는 에너지 보유량이 절실한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 연구는 그 필요성이 날마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대용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양수발전이죠. 야간 혹은 전력이 풍부할 때 펌프를 가동해 아래쪽 저수지 물을 위쪽으로 퍼 올려 전력이 필요할 때 방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상부저수지의 물을 이용해 수차를 돌리고 이로부터 전력을 공급하는 거죠. 하지만 양수발전은 고도차이를 필요로 하고 그것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찾는 데도 제한이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개발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환경이 훼손될 수밖에 없고요.”


이런 가운데 주목을 받는 것은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기술이다. 압축공기에너지저장(CAES) 기술은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중 대용량 장주기 기술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력을 거래하는 ‘차액거래(arbitrage)’와 ‘신재생에너지 연계’, ‘송전설비 효율화’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압축공기에너지저장 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매우 중요한 연구분야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압축공기에너지저장 기술은 외국에서 이미 20~30년 전에 등장한 기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술이 2000년 이후 새롭게 재조명 받는 이유는 신재생 에너지 붐과 맞물리면서예요.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는 인간이 공급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에너지저장장치를 개발하는 게 관건이죠. 때문에 CAES 기술은 미래 에너지 수급의 안정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증연구로 한층 가까워진 CAES 상업화

 CAES 연구는 워낙 대규모로 진행되는 과제인 만큼 연구원 내 연구실에서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해당 과제는 강원도 정선에 마련된 지하공간에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CAES 연구를 위한 동굴 실험실은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정선의 광산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를 압축해 저장하려면 암염층에서 확보한 공간을 쓰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나라는 암반층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CAES가 지닌 입지제약을 극복하는 하나의 접근법으로 인지되고 있다.


“소금을 채취했던 광산 안에는 일정 공간이 형성돼 있어요. 그 곳을 사용하면 따로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돼 경제성이 높아지겠죠. 독일에서 처음으로 이 공간을 활용해 CAES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암염층이 없어요. 공기를 압축해 저장할 곳이 없으니 해당 기술에 관심이 없던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사고를 전환하면서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지질학적 장점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암반이에요. 국내는 조금만 땅을 파도 암반이 나오기 때문에 공기의 압력을 지지해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적당한 인공 구조물을 삽입해 주면 공기가 빠져나오는 누기현상도 막을 수 있죠.”


CAES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에는 압축기와 압축공기 지하 저장탱크, 또한 현장 실험 결과를 계측하기 위한 각종 계측센서 및 DAQ 시스템 등이 있다. CAES 연구팀의 연구는 압축한 공기를 땅 속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저장부’와 관련이 있지만 이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압축공기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압축공기를 공급하는 압축기 설비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압축기로부터 만들어진 압축공기는 지하암반 내 건설된 저장공동 구조물 내로 공급된다. 정선에 위치한 파일럿플랜트는 압축공기의 내부압력을 견뎌내고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두 가지 서로 다른 인공구조물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현재 정선에는 두 개의 탱크가 있는 데 한 곳은 부틸고무로 내부를 마감했고 다른 하나는 얇은 스틸 플레이트에 무근 콘크리트를 뒷채움하는 방식을 이용했어요. 우리 연구실은 엔지니어링을 주로 담당하므로 항상 경제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결국 재료의 재원을 낮추거나 시공성을 고려해 경제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후자의 방법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암반 뿐 아니라 압축공기를 저장하는 공동 내 설치된 구조물 및 플러그의 거동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DAQ 시스템까지,CAES 연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장비와 실험도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압축공기에너지저장 기술을 이끌고 있는 류동우 박사. 미래 에너지 기술에 큰 활로를 열 것이다.>

 

CASE 상업화를 통한 파급효과

 “해당 연구가 현실화 된다면 미래에 영향을 미칠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입니다. 문제는 사업 초기의 CAES가 상업성을 확보하기까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지속 되느냐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다른 연구원과 달리 기초과학과 공학이 공존하는 곳이에요. 때문에 어떤 연구는 상업화를 주 목적으로 두고 있죠. 결국 산업계의 협력과 공동의 노력을 이끌기 위한 작업도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시장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모든 감각을 열어두는 게 연구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CAES를 이용하면 미래 에너지 전력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CAES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 진행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어둠 속에서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CAES 연구팀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해서 진행형이다.

 

※ 본 콘텐츠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지질·자원·사람>(2014년 1+2월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소식지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연구원 홍보팀(T.042-868-3277)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