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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지구가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 (GNSS 기반의 지각변형 연구)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17/06/13 14:52
  • 조회수2776

화산이 분출하고 지진이 발생하는 것을 미루어 보면 지구는 역동적인 행성이다. 지구 내부 에너지에 의해 지각이 움직이고 변형된다. 바로 이때 미세한 지각의 움직임을 측정한다면, 지구 내부 상태를 간접적으로나마 유추할 수 있다. 지강현 박사는 이러한 지각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에 사용하는 핵심 기술은 위성시스템의 일종인 GNSS다. GNSS는 지구 주변을 도는 여러 위성으로부터 위치, 고도, 속도, 시간 등에 대한 정보를 받아보는 시스템으로,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지각의 변형까지도 포착할 수 있다.


움직이는 지구가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

GNSS 기반의 지각변형 연구




땅의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하는 기술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만 있다면 우리는 현재 위치에서 원하는 장소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주변에 있는 건물, 음식점, 상품 등의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우리 삶에서 익숙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덕분이다. 


지구를 돌고 있는 GPS라는 여러 개의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관측 지점의 위치와 속도를 측정한다. 이처럼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위성시스템을 위성항법시스템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라 부른다. 즉, GPS는 미국이 운영하는 위성항법시스템 중 하나다.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등 여러 나라에서 위성항법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GNSS를 통해 땅의 움직임을 어떻게 탐지할 수 있을까? 내비게이션으로 자동차의 위치, 속도를 측정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땅, 즉 지각은 자동차와 달리 매우 느리게 움직입니다. 연간 수 mm~cm 정도 움직일 겁니다. 때문에 고정밀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측지용 GNSS 장비를 활용해요. GNSS는 매우 느린 땅의 움직임을 mm 수준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적절한 부지에 관측 장비를 견고히 설치하고, 위성으로부터 다양한 시그널을 전달받습니다. 바로 이 시그널을 통해 전달받은 데이터를 계산합니다. 정밀하고 높은 수준의 계산이 필요해요.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죠. 이 계산 결과를 가지고 자연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해석합니다. 지각 변형이 왜 일어나는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분석할 수 있죠.” 


위성으로부터 다양한 시그널을 전달받는 시스템이 바로 GNSS 상시관측소이다. 현재 KIGAM이 운영하는 GNSS 상시관측소는 총 7 곳으로 포항·홍성·양구 등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GNSS 상시관측소의 중요성이 대두된 사건이 최근 발생한 경주 지진 이다.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더 많은 GNSS 상시관측소 운영이 제기됐고, 따라서 앞으로는 관측소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경주 지역을 포함해 더 많은 지역에서 상시관측소를 운영할 수 있으니, 지강현 박사는 양산단층대를 포함한 한반도의 지각변형을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고 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가 보내오는 메시지 


그렇다면 땅의 작은 움직임을 파악한다면, 어떤 현상을 유추할 수 있을까?


“지하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단층 주변의 지표가 움직이게 됩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GNSS 관측망을 통해 한반도가 동쪽으로 2~5cm 움직였음을 관측하기도 했습니다. 지표의 움직임을 측정한다면, 단층의 크기와 깊이 그리고 단층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화산 분화를 예측할 수도 있어요. 지하 마그마방에 새로운 마그마가 유입하면 압력이 증가하고 때문에 지표의 화산이 팽창합니다. 반대로 마그마방에서 마그마가 빠져나 가면 압력은 감소하고 화산은 수축합니다. 이러한 수축과 팽창 현상을 지표에서 관찰하면, 지하 마그마 활동을 감시할 수 있고 이를 통 해 화산 분화를 예측할 수 있는 셈이죠. 지하수 수위 변화에 의한 지표의 움직임도 측정할 수 있어요. 지하수 수위가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 지표는 융기하거나 침하합니다. 이 움직임을 측정하면 지하수 활동을 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죠.” 


GNSS 관측망을 통해 화산 활동을 예측한 사례도 있다. 알래스카 아쿠탄 화산은 3년 주기로 약 1cm 팽창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마그마 방에 새로운 마그마가 주기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마그마 방의 한계를 넘으면 결국 분화할 것이다.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사실 경주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한국은 지각의 움직임이 매우 작은 땅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지강현 박사는 “우리 나라는 GNSS로 지각 변형을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었다. 이는 지강현 박사가 피부로 직접 느낀 어려움이었다. 단적인 예로 지강현 박사가 미국에서 연구 생활을 했을 때, 미국의 한 단층은 일년에 약 4cm를 움직였다. 아프리카의 한 화산은 2~3년마다 한 번씩 분화를 일으켰다. 이 사실로만 보더라도 한반도는 무척 ‘조용한’ 땅인 셈이다. 


“KIGAM에 입사한 첫해에는 해외 자료를 가지고 주로 연구했어요. 화산 자료를 획득하기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도 갔었죠. 주요 장비도 잘 갖추지 못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바꾼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한 거죠. 2016년 발생한 경주 지진이에요. 이후 연구 환경 역시 많이 바뀌었어요. 지표 움직임과 관련한 연구 장비를 마련할 수 있었고, 신규 관측소도 여러 곳에 설치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경주 지진이 이미 지나고 난 후였기에 조금은 늦은 감이 있죠. 미래는 예상할 수 없으니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해요. 지속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2016년 6월 KIGAM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공동으로 탄자니아 유일의 활화산 ‘올도이뇨랭가이 화산’에 고정밀 GNSS 상시관측소 5개소를 설치하고, 운용하고 있다. 이 중 2개소는 실시간으로 화산을 관측하고 있어 이상 징후를 더욱 빠르게 탐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2017년에는 3개소를 증설할 계획이다. 워낙 낙후된 지역이라 통신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지만, 관측소 설치와 함께 기술 문제가 개선된다면 올도이뇨랭가이를 실시간으로 관측해 화산 주변에 거주하는 마사이족의 피해를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지강현 박사는 탄자니아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백두산에 관측소를 설치해, 백두산 마그마 활동을 관측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GNSS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새만금 간척지와 같은 넓은 지역의 침하를 감시하고 싶고, 가뭄 혹은 폭우로 댐 수위가 변할 때 댐 주변의 변형을 측정해보고도 싶어요. 긴 교량, 고층 빌딩의 움직임도 관찰할 수 있을 겁니다.” 


지강현 박사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GNSS 기술을 활용해 ‘자연 재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꿈꾸고 있다. 지강현 박사의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더욱 안전한 사회로 구축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