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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기록하다, 지구를 기억하다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18/12/03 13:54
  • 조회수2791

1992년 지질표본관으로 시작해 20년이 훌쩍 넘도록 한반도의 장구한 시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를 기록하며 국내 유일 지질 전문 박물관으로 성장한 이곳.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고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관람객에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한 덕분일 것이다. 올해 지질박물관은 새로운 얼굴로 관람객을 맞았다. 최근 지질박물관장으로 취임한 이승배 관장의 기획으로 변화를 꾀한 것. 새로운 모습의 지질박물관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지구를 기록하다

지구를 기억하다


지질과학의 심도 있는 전시와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 지질박물관


adviser. 이승배(지질박물관 관장)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지질박물관의 새로운 모습

 

지질박물관의 전시 및 체험관은 크게 일곱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룡을 주제로 한 중앙홀’, 지구·화석의 진화·지질탐사로 구성된 1전시관’, 암석·지질구조·광물로 구성된 2전시관’, 체험학습 공간인 지질과학탐험실지질과학교육실’, 국내 최초의 지질시대 길(Geologic Time Street)한국의 지질 나들길’, 대형 암석·광물·화석 표본이 즐비한 야외전시장’. 모두 한반도와 지구의 기록 그 자체이자 KIGAM의 연구 그 자체를 표현한 공간들이다.

 

올해 지질박물관은 전시관을 부분 개편하여 무척추동물 화석전시를 확대하였고, ‘CO2를 품은 돌, 석회암특별전을 개최했다. 먼저 무척추동물 화석 전시부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에 있다. 대부분의 자연사박물관에서는 무척추동물 화석을 종류별 또는 지질시대별로 전시한다. 그러나 지질박물관의 무척추동물 화석 전시관에서는 각 지질시대별로 번성했던 무척추동물의 종류가 다르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품을 구성했다.

    

삼엽충이 중심인 캠브리아 동물군은 고생대 캠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에 번성했다. 완족동물, 산호, 해백합 등은 고생대 중후반에 번성했으나 지금은 다양성이 매우 낮다. 중생대부터는 지금의 바다와 같이 조개(연체동물), 갑각류(절지동물)가 번성하고 있다. 무척추동물 화석 전시의 첫 출발은 캠브리아 동물군, 고생대 동물군 이었으며 앞으로 전시할 중생대 이후의 현대 동물군을 기획 중이다. 특히 캠브리아 동물군에는 국내 박물관에서 보기 힘든 고배류(Archaeocyathid) 화석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무척추동물 화석 전시관이 특히 새롭고 재미있는 이유는 전시품의 전시를 시류에 발맞춰 고안했다는 점이다. 당시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고생대 캠브리아기와 고생대 후기의 바닷속을 대형 배경화를 통해 복원했다. 이는 유명 웹툰 작가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만화 형식으로 구성돼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또한 당시 생물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화석을 연계하여 전시해, 화석과 그림을 비교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지질박물관의 특별전시는 대체로 2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 이번 특별전시는 ‘CO2를 품은 돌, 석회암이라는 제목이었다. 석회암은 석탄과 더불어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된 지질자원이다. 그만큼 많은 양의 석회암이 우리나라에 매장돼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자원의 혜택을 본 국민들은 석회암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른다. 뿐만 아니라 석회암이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끌어모아 만들어진 암석이기 때문에 일종의 자연적 온실가스 조절자인 점도 잘 알지 못한다. 석회암 전문가인 김정찬 박사와 이번 특별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교과서에서 다루지 못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전달하자였다. 따라서 우리가 몰랐던 석회암의 면면을 알리기 위한 기획으로 구성되었다.

  



  

이렇듯 다양한 전시 외에도 학생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체험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매년 개최되는 암석박편제작체험을 들 수 있다. 박편은 암석이 어떠한 광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아주 얇게 갈아낸 것을 말한다. 광물은 암석을 이루는 입자로서 그 종류와 상태에 따라 어떤 암석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낼 수 있다. 단단한 돌을 얇게 갈면 빛이 통과할 정도로 투명해지는데, 이를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다. 편광필터를 통과한 빛을 박편에 통과시키면 광물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보이는데, 이게 참으로 아름답다. 암석박편을 직접 만들어서 관찰해보는 이 체험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암석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연구가 전시로 이어지는 것, 지질박물관만의 힘

 

앞서 이야기한 무척추동물 화석은 이승배 관장의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경상북도 문경 지역에서 산출되는 삼엽충을 연구한다. 문경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삼엽충인 레들리키아(Redlichia )가 산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경 지역의 지층은 심한 지각변동을 많이 겪어서 지층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실제로 레들리키아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삼엽충이 산출된다고 오래전에 보고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지층이 어디에 있는지, 그 삼엽충이 실재하는지 확인된 바 없다. 이승배 관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삼엽충에 대한 탐사와 지층의 순서를 짜 맞추는 연구를 하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삼엽충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연구 결과가 학술논문 발표는 물론이고, 전시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구가 전시로 이어지는 것, 이것이 바로 KIGAM 지질박물관만의 차별화된 전시 아이템이며 지질박물관의 힘이다.

 

또한 이승배 관장의 개인적인 연구 목표는 한반도 지질 역사 복원에 일조하는 것이다. 암석이 쌓인 순서와 시간을 아는 방법은 전통적으로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그 경향이 바뀌었다. 최근 20년 동안에는 방사성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알아낸 암석의 절대연령으로 한반도나 지구의 지질 역사를 복원하고 있다.

 

활발하게 수행되는 절대연령 연구에 발맞춰, 삼엽충을 비롯한 우리나라에서 산출되는 화석을 통해 한반도 지질 역사 복원에 조금이나마 디테일을 추가하고자 한다.

    

 

우리 몸 속 돌 친구 유전자를 깨울 수 있는 공간이기를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지질박물관 또한 변화의 기로에서 있다. 지질박물관의 역할은 국내외 중요 지질표본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의무는 그 표본을 전시와 교육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고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 역할과 의무에 맞게 지질박물관의 변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승배 관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전시 공간과 수장 공간의 확대와 정비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관련 부서와 함께 고민하여 이를 이루어내 지질박물관이 국가지질표본도서관으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분야별 전문 인력 확충 방안도 고심한다. 지질과학 전반의 표본을 수집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문가를 비롯해, 전시 공간 구성과 기획에 유능한 전시 디자이너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승배 관장은 인류에게 돌 친구 유전자가 있다고 믿는다. 인류문명 발전의 중심에는 언제나 돌이 있다. 우리와 돌은 일상을 함께 하는 친구였고, 문명의 발전을 이끈 매개체였다. 특히 돌멩이를 가지고 놀길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돌과 친구였던 유전자가 아직 우리 몸에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이승배 관장은 지질박물관이 돌과 사람의 중심에 서서 일반 사람들에게는 암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곳으로, 연구자들에게는 좋은 표본으로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길 꿈꾼다. 앞으로 지질박물관이 어떤 얼굴로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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