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GAM 알림창

  • [R&D온앤오프]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온실가스’

알림건수 : 총 0

닫기 오늘하루열지않기
알림마당 R&D 하이라이트 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자원재활용 연구로 실현하는 꿈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1/07/30 16:51
  • 조회수1314


좋아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표정부터 다르다. 마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인터뷰하며 보여준 눈빛과 어조만으로도 손정수 책임연구원이 자원재활용 연구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알기에 충분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분야가 큰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의 마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자원재활용 연구로 실현하는 꿈
손정수 책임연구원(광물자원연구본부)

 

 

 

 
자원재활용 연구와의 첫만남


1994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한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어느덧 30년에 다다른 연구인생 중 20년이라는 시간을 자원재활용을 연구하며 보냈다. 수은이 포함된 건전지가 나오면서 폐전지에서 수은을 회수하는 연구사업을 시작으로 시계나 보청기에 사용되는 산화은전지에서 수은과 은을 회수하는 연구, 휴대폰에 사용되는 리튬전지, 니켈 카드뮴 전지에서 광물자원을 회수하는 연구까지 일차전지와 이차전지 할 것 없이 모두 연구했다. 그는 자동차 시동을 걸 때 사용되는 납축전지를 제외한 전지에 대해서는 거의 다 재활용 연구를 진행한 것 같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한다.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자원공학을 전공한 만큼 처음에는 금속이 포함된 광물자원에서 금속을 잘 채취해 산업 원료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금속광물이 거의 없다보니 연구를 해도 적용할 곳이 없었다. 그때 운명처럼 도시광산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폐기물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연구를 하면서 개발한 새로운 공정을 기존에 해왔던 광물자원 제련 연구분야에도 새롭게 적용하여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도시광산 연구를 통해 금속회수 기술을 적용한 공장도 건설하고 상용화되는 것을 보면, 처음 광물자원연구를 할 때 목표했던 것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아요.”


이제는 자원재활용을 위해 개발한 기술을 거꾸로 광물자원 개발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인터뷰 전날도 광물자원공사에서 인도네시아 저품위 니켈 산화광 개발 사업과 관련해 기술발표를 했다고 한다. 자원재활용을 통해 얻은 기술을 해외광물자원을 개발하는데 적용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이 주목받는 이유


최근 손정수 책임연구원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다. 2009년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나오면서 테스트하는데 사용되거나 사고로 인해 발생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에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지에 사용되는 리튬, 코발트, 니켈,망간 등의 원료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발트의 경우 아프리카의 콩고 같은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돈을주고도 사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 금속을 회수하면 이것을 다시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있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있어 경제적 측면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보다 앞서 환경적 요인이 재활용을 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 가 된다. 전기차의 배터리로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경우, 그 안에 들어 있는 유기 전해액이 환경호르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폐배터리를 그대로 폐기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니켈과 코발트의 경우 암을 유발하는 금속에 해당합니다. 금속이 온도가 올라가면 증기가 되는데, 이때 이 기체를 마시게 되면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폐배터리의 경우 환경적인 문제를 잘 관리하기 위해 전문적인 재활용이 필요합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탄소중립에도 도움이 된다. 자연 상태의 광석에서 코발트나 니켈 같은 광물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고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역시 많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광물자원을 회수할 경우 광석에서 광물을 직접 얻을 때보다 약 70%정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꼭 필요한 금속의 경우 생산해야겠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발생량을 저감시킨다면 탄소중립 실현에 한걸음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좋은 공정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일 년에 생산되는 자동차 대수가 약 8,000만 대이고, 2030년에는 1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중에서 순수한 전기차가 2030년도에는 약 3,500만 대 정도로3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수명을 15만㎞로 예상할 때, 2030년이 되면 2만 대에서 5만 대 정도의 폐전기자동차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2030년이 되면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원료의 30~40% 정도는 재활용을 통해 공급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환경문제 때문에 2030년부터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원료의 20%는 재활용하도록의무화했다고 한다.


폐배터리 재활용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재활용과 달리, 금속을 회수하여 다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품질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자연 광석에서 채취한 광물과 같은 효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배터리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광물자원을 얻는 장소가 자연의 광석에서 전기차의 폐배터리로 달라지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현재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어느 단계에 도달해 있을까.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을 크게 물리적 과정과 화학적 과정으로 나누어 설명해준다. 먼저 폐배터리에서 금속광물을 회수하는 화학적 기술의 경우 연구가 완료되어 있는 상태다. 일차전지와 이차전지에서 광물자원을 회수하는 기존 연구를 통해 얻은 기술을 대용량 이차전지인 전기차 배터리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에서 폐배터리를 분리하고, 이를 화학적 처리를 진행할 수 있는 단계로 만들기 위한 물리적 과정은 아직 개발 중에 있다.


“자동차에서 폐배터리를 분리한 후 이 폐배터리를 화학적 처리가 가능한 블랙파우더 형태로 만드는 단계는 아직 연구 중에 있습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셀에서 케이스는 버리고 안의 양극 물질만 꺼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물질을 잘못 다룰 경우 폭발을 일으키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분리하는 공정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접목해보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이 이슈인 만큼 수소자동차 재활용도 거론하면서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수소차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와 연료전지스택에 사용된 광물자원 회수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로운 산업을 여는 마중물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학교에서는 국내 광산이 없기 때문에 현장과의 접점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입사했을때 연구원에 온 만큼 현장과 접촉하고 현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내 잊어버리고 말았다며 웃는다.


“얼마 전에 ‘나는 은퇴할 때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2019년도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세명의 연구자가 떠올랐어요. 그 당시 전기자동차가 이슈가 되면서 리튬이온배터리 발전에 기여한 존 구디너프, 스탠리 휘팅엄,요시노 아키라가 공동 수상을 했습니다. 휘팀엄이 1970년대 리튬이온배터리 개념을 정립하고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연구한 끝에 상용화가 된 것입니다. 저도 이 세 명의 연구자들처럼 제 분야에서 개발한 기술이 그 분야의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 잡아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갖게되었습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손정수 책임연구원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술이전에 대한 문의와 강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희망보다는 조금 소소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 분야의 다른 연구자들이 더 많은 훌륭한 연구성과를 창출해내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꿈의 일부는 이룬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오랜 시간 이어온 자원재활용 연구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키워드 자원재활용, 전기차배터리, 재활용, 금속회수, 폐배터리, 전기차, 니켈, 코발트, 광물자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KIGAM, 지질자원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