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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바다, 연안 땅속을 그려 본다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3/10/10 14:03
  • 조회수609

눈앞의 바다,

연안 땅속을 그려 본다

글 하지호 실장 (탐사시스템연구실)

연안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서 해변, 갯벌, 만 등의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지질환경이다. 

특히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인류의 활동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연안에서의 해양레저, 환경, 수산, 생명, 자원, 항만 및 

해양개발 등의 관심은 우리의 생활 깊숙이 자연스레 자리 잡아 가고 있다. 2023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바다’가 

큰 화두로 떠올랐으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다양한 의제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먼바다, 깊은 바다에 앞서 우리의 실생활과 맞닿아 있고 직접 손발을 담글 수 있는 연안에서 

더욱 정확하고 다양한 해양 공간정보를 알아간다는 것은 안전하고 풍요로운 미래 해양 시대의 디딤돌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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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인류 활동에는 해황(海況)과 해양 그 자체로의 공간정보가 필수적이다. 기본적으로 숨을 쉬는 것부터 모든 행동의 제약이 발생하는 해양이라는 공간은 수층과 수층 하부의 해저 지층 공간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해양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해양활동은 해당 목적에 맞는 정보가 있어야 한다. 특히 해양엔지니어링, 에너지·자원개발, 해양 관리 등의 목적에서는 안전하고 지속적인 해양개발 및 관리를 위해 해저면 하부의 정확한 해저 지층정보 파악이 필수적이다. 이는 수심 및 지역적 특성에 국한되지 않음에 따라, 인류의 해양 활동 영역 확대의 전초기지이자 핫스팟(hot spot) 중 하나인 연안에서의 해저 공간정보 도출은 해양 활동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이자 의무 점검(點檢)사항으로 인식해야 한다. 

해저 지층정보의 도출은 시추 등을 통한 직접적인 방법과 지구물리탐사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는 정점을 대상으로 직접적 방법이 적용되고 정점을 포함하는 광역적 영역 대상의 간접적인 방법이 적용된다. 해양공간활용을 위한 해저지층정보는 직선길이 기준 수백m~수십km의 범위를 다룸에 따라 모든 영역에 대해 직접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경제적, 안전성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직접적 방법을 통한 정보는 간접적 방법으로부터의 광역적 정보에 대한 검증 및 입력자료로 활용된다. 광역적 해저지층정보 도출을 위한 지구물리탐사는 탄성파, 중·자력 탐사 등이 주로 수행되며, 지층 구조 및 층서식별을 위해서는 탄성파 탐사가 널리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주로 해양에너지·자원개발과 해양개발 및 건설 분야에서 적용되어 왔고, 특히 자원개발목적으로 정확한 해저지층정보를 도출하기 위해 3차원 및 4차원 탄성파 탐사 등이 적용되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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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안에서의 해상풍력단지, 해양구조물, 해저터널 등의 해양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연안에서의 해저 지층정보 도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해양자원 개발 분야의 탐사 인프라는 대규모 선박, 장비, 인력 등이 요구되고 있어 연안에서 동일한 탐사 인프라를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국부적인 탐사영역 또는 해양 생활권 및 산업권이 밀집된 연안에서 대규모 탐사 인프라를 적용하기에는 경제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육역 접근성의 한계로 인하여 탐사 공백 발생이 불가피하였다. 따라서 연안에서는 소규모 탐사시스템을 활용한 2차원 탐사가 주로 수행되어 왔으며, 보다 입체적이고 정확한 해저 지층정보 도출을 위한 연안 3차원 탐사에 대한 기술 수요가 항상 제기되어 왔다. 

연안에서 적용할 수 있는 3차원 탐사시스템 및 기술은 기존의 탐사 시스템에 비해 내륙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인적· 물적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영국, 미국 등의 해양 선진국에서는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여 연안 엔지니어링 및 연안 관리 분야에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2014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연안 대상의 3차원 탄성파 탐사 시스템 및 기술을 개발해왔다. 해당 시스템은 KIGAM EOS3D(Engineering Ocean Seismic 3D)로써, 해저 지층정보를 바둑판의 격자처럼 3차원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격자 크기 25cm~2.5m로 해저 지층을 영상화하는 초고해상 탐사가 가능하다. KIGAM EOS3D는 자료취득을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자료처리 및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로 구성되며, 일부 부품을 제외한 약 95% 이상이 국내 장비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국산 초고해상 3차원 탐사시스템이다. EOS3D의 개발과정은 ①요소기술개발(2014년 ~2015년), ②시스템 통합 및 구성(2016년~2017년), ③시스템 최적화 (2018년~21019년), ④시스템 실증(2020년~2021년)을 거쳐 현재는 연구원 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술 수요 대응, 데이터 시각화 소프트웨 어 개발 및 EOS3D 업그레이드에 임하고 있다(2022년~ 현재). KIGAM EOS3D 시스템은 ①수 kHz급 음원을 사용하여 25cm 정사각 형 격자 크기의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EOS-Wing 시스템과 ② 수백 Hz급 음원을 사용하여 2.5m 정사각형 격자 크기의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EOS-Streamer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탐사목적에 맞게 선택적으로 활용된다. EOS-Wing 시스템은 주로 해저면 바로 아래 매몰되어 있는 이상체 탐지 및 3차원 영상화에 사용되고 있으며, 2015 년과 2020년에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공동탐사를 통해 조선시대 침선 '마도 4호'와 명랑대첩으로 울돌목 인근 해역에서 수중문화재 발굴에 성공하였다. 2019년에는 실제 운영되고 있는 해상풍력 단지를 대상으로 해저면 아래 매설된 해저케이블의 매설경로와 매설심도를 3차원으로 구현하여 엔지니어링 분야로의 기술 확산 레퍼런스를 확보하였다. 한편 EOS-Streamer 시스템은 석유·가스 자원 3차원 탐사시스템을 축소하여 만든 시스템으로써, 연안지질위험요소(shallow geohazard, 천부 단층/가스 등)와 지반조사 등의 3차원 천부 지층 구조 분석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CO2 지중 저장 모니 터링 기술, 천부 단층연장성(양산단층 등) 확인 및 특이지형구조 정밀 영상화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본 시스템의 파생 기술로써 국내 최초로 연안 탄성파 탐사용 디지털 스트리머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EOS3D가 연구원 내외에서 발생하는 기술 수요에 활발히 대응하 고 있는 가운데, 개발 기술들은 국내 엔지니어링 탐사기업과 해양 장 비 생산기업 대상의 기술이전을 통하여 산업현장으로의 기술 환원 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개발 이후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6차례의 기술이전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올해 2023년에는 디지털 스트리머와 관련된 기술을 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간 실시권자가 국내 수요처에 판매하게 되어 향후 EOS3D의 국내 연안개발 및 엔지니어링 시장진입을 위한 기술 상용화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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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에서의 해저지층정보를 도출하는 것은 눈앞에 있는 바다지만, 눈 으로는 볼 수 없는 땅속을 그려내는 것으로써 우리가 맞이하는 바다로의 발걸음을 한 걸음 더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는 땅속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수심이 낮고 탐사환경이 단순하지 않은 연안에서 구축된 3차원 탐사 기술은 향후 간조대, 늪, 강, 호수 등에도 적용되어 지구 물리 모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활용되어야 한다. 연안은 더 넓고, 더 깊은 지구 속 세상으로의 연결고리이자 통로이다. 따라서 이미 우리 생활 속에 함께 하는 무인화의 흐름은 연안 탐사에도 본격적으로 실용화 단계에 진입해야 하며,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의 배경을 내 눈앞의 바닷속으로 인도하고, 홀로그램으로 바다와 땅속 세상 을 탐험하는 세상을 맞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