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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원소가 보여주는 지구과학적 정보- 지구와 태양계의 생성, 진화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1/08/20 17:36
  • 조회수3031



지구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지구시스템의 조구조와 암석의 구조 등을 밝히기 위한 지구물리학적 연구방법과 지구시스템을 구성하는 암석, 토양, 물의 화학조성을 해석하는 지구화학적 연구방법이 있다. 화학조성은 주로 질량분석기를 이용하여 측정하며, 이중최첨단 질량분석기 중의 하나인 다검출기 유도결합 플라즈마 질량분석기(MC-ICP-MS)는 주기율표내 다양한 원소의 동위원소비를 매우 정확하고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측정된 원소의 동위원소 종류에 따라 암석의 생성시기와 지구 구성물질의 기원지, 생성당시의 지구 화학적 환경특성 뿐만 아니라 지구화학적 환경변화와 기후환경 변화의 흐름도 추적할 수 있다.

 

 

 

 

희토류원소가 보여주는 지구과학적 정보 지구와 태양계의 생성, 진화
writer. 이승구 책임연구원(지질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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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동위원소와 방사성 동위원소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는 한 개 이상의 동위원소* 를 갖고 있고, 이는 다시 방사성 동위원소와 안정동위원소로 구분된다. 방사성 동위원소(Radiogenic Isotope)는 어느 일정한 시간
이 지나면 그 존재도가 초기의 1/2로 붕괴되어 다른 동위원소(예: 우라늄 1g은 45억 년이 지나면 0.5g의 납으로 변하고 나머지0.5g은 우라늄으로 남아 계속해서 붕괴됨)로 바뀌는 동위원소로서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암석이나 운석의 나이를 알 수가 있다.


안정동위원소(Stable Isotope)는 태양계가 형성된 이후 지금까지도 동일한 비율로 존재하고 있는 동위원소로서, 이론상 태양계 초기와 현재의 안정동위원소비는 같아야 된다. 하지만 연구결과 안정동위원소비가 온도, 압력 혹은 위도변화와 같은 외적인 요인에 의해 바뀐다는 것이 알려졌다. 따라서 안정동위원소비는 암석과 운석의 생성과정, 산화-환원상태의 변화에 관한 정보와 더불어 물이나 퇴적암(특히 석회암)에서는 과거의 기후변화 추적과 같은 다양한 지질작용을 해석할 수 있는 지구화학적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이승구 박사의 동위원소지구화학 연구팀은 주기율표상의 금속원소, 특히 희토류원소의 동위원소비를 이용한 동위원소 지구/우주 화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섬록암, 화강암 계열의 암석을 만든 화강암질 마그마 분화과정과 희토류원소의 안정동위원소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화강암과 같은 심성암류 이외에 화산암, 변성암, 퇴적암에서의 동위원소비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지하수내 희토류원소의 함량(ppt 수준, pg/mL)을 정확히 밝혀내기 위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 동위원소: 주기율표 상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수(중성자 개수)가 다른 원소

 

 

질량분석기와 실험법

 

주기율표상에 존재하는 각종 원소의 동위원소 존재도 혹은 동위원소비는 ‘다검출기 유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MC-ICPMS)(그림 1)’를 이용하여 측정할 수가 있다. 물론 이외에 TIMS, AMS, SIMS와 같은 다양한 질량분석기가 있지만, 여기서는 MCICP-MS를 중심으로 말하고자 한다. MC-ICP-MS는 기본적으로 액체시료를 기기에 주입하여 동위원소비를 측정한다. 이 때, 고체시료는 시료를 분쇄하여 가루로 만든 후, 이를 다시 불산, 질산, 염산, 과염소산의 혼합산으로 고온(적어도 140도 이상)에서 산분해시켜야 한다.


시료에 따라 다르지만, 화강암의 경우 적어도 48시간 이상 가열시켜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산분해된 시료는 컬럼분리법**을 통해 측정하고자 하는 특정원소를 분리해낸 후 기기를 통해 측정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주입한 시료는 완벽하게 분해되어야 하고, 추출하고자 하는 원소는 초고순도(99% 이상)로 완벽하게 회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을 벗어나게 되면 잘못된 값을 가지고 잘못된 해석을 하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된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저어콘과 같은 고체시료에서의 동위원소비 측정실험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해 얻어진 암석에서의 동위원소비가 주는 정보는 암석이 언제, 어디서, 어떤 환경 하에서 만들어졌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지표가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 컬럼분리법: 원소를 초고순도로 분리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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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다검출기 유도결합 플라즈마 질량분석기(MC-ICP-MS)

 

 

 

희토류원소의 안정동위원소비를 이용한 지구화학의 새로운 연구기법 개발


현재 연대측정법 중 Rb-Sr 혹은 Sm-Nd 방사선 동위원소계와 같은 연대측정법은 비교적 일찍 199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고(그림 2), 산소, 수소, 질소, 혹은 Mg의 안정동위원소비 측정도 비교적 보편화되어 있다. 금속원소의 안정동위원소의 분별작용연구는 21세기의 주요 연구방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연구방법이다. 이는 동위원소 연구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고 아울러 고도의 실험법을 토대로 수행되기 때문에 국내의 연구여건상 대학에서는 실험법을 가르치기가 어려운데 그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여파가 일반적인 연구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새로운 연구방법의 개발이 국내에서는 어려운 큰 이유중 하나다.


현재 동위원소지구화학 실험실에서는 연대측정법 이외의 주요연구 주제로 희토류원소의 안정동위원소 지구화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차 성과로서 2017~2019년도에 수행된 창의연구과제에서 Eu의 안정동위원소 실험법을 세계 최초로 체계화시켰다(그림3).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를 받아 화성암의 분화과정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지구화학적 활용법을 찾아냈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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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동아시아 대륙, 지구와 우주의 생성-진화의비밀을 찾아서 - 선도적 실험실로의 토대 구축


최근 Nature Index는 논문수준만으로 평가한 세계 각국의 대학과 연구기관 순위를 발표하였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세계 100위권에 들어오는 국내연구기관은 서울대학교와 KAIST 뿐이다. 지구과학, 특히 우주과학 분야에서의 높은 순위권으로 진입은 아직은 먼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지구 초기나 동위원소 우주화학분야는 아직 미개척 분야중의 하나다. 최근 극지연구소 연구팀에서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간헐적이다.


연구책임자인 필자 또한 운석 혹은 텍타이트와 관련하여 국내의 저널에 논문을 몇 편 게재한 것은 있지만 이 논문들은 세계수준에서 볼 때 초보적인 수준이라 하겠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나고야대학 팀과의 공동연구과정에서 별난실험실에서 측정한 분화운석에서의 Hf 동위원소 자료가 Astrophysical Journal(2019)에 공저자로 게재되었고, 아울러 미국의
시카고대학-Caltech팀과의 공동연구결과(실제로는 연구연가시 HIBA 컬럼분리의 원리 및 활용법을 전수해 준 결과임)가 미국화학회의 ACS Earth and Space(2021)에 게재되었다. 이는 동위원소지구화학 실험실의 실험법이 해외의 우수연구실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또한 최근 연구성과는 비록 동위원소 지구화학 연구 분야 중 하나일지라도 우리가 서구사회나 일본, 중국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따라하게 만드는 연구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게 해주고 있다.


35년 전 일본 동경대학에서 동위원소 지구화학 및 질량분석학을 처음 배울 때 우리나라도 이런 연구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 후 연구원에서 연구를 수행해오면서 서구 및 일본사회의 실험실과 동등한 수준에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항상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3년간의 연구자료 획득과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구/우주화학분야 최고수준의 연구기관에서의 연구과정과 동일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그 가능성을 찾게 해준 시간이었다고 본다.

 

지구과학연구는 사례연구이면서, 창의적 선도적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자연과학의 연구분야다. 단순히 지역적 사례연구가 아닌 연구 아이디어와 실험법에 기반을 두어 지구 및 우주의 구성 물질에 적용하고, 이를 토대로 지구와 태양계가 어떻게 생성되었고, 어떻게 진화되어 왔으며, 미래에는 어떻게 변해갈 지를 추적하고 예측할 수 있는 연구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의 노예가 될 각오가 필요하다. 컴퓨터 작업이 보편화되면서 실험에 기반을 둔 연구는 뒤쳐지고 있고, 수많은 학생들이 시작조차 못해보고 이를 피하고 있는 현실이다. Nature Index의 평가에 선택된 저널의 기준은 기본적으로는 이론에 기반하여 실험적으로 증명해 낸 기초과학이자 인류의 과학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의 저널인 것 같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지구과학 연구수준이 향상되려면, 다시 말해 Nature Index의 평가기준에 많이 포함되려면, 적어도 지구화학 연구기법을 도구로 사용함에 있어서 단순 참여자가 아닌 우리나라의 아이디어로 개발된 연구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부수적으로 외국의 우수연구자 혹은 연구기관들이 들어와서 수행할 수 있는 별난 연구팀들이 많아져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