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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기술의 한계를 넘어, 스마트 기술을 통한 연구로 나아가다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3/06/21 16:35
  • 조회수1888

아날로그 기술의 한계를 넘어, 스마트 기술을 통한 연구로 나아가다

 

글 권지회 책임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4차 산업혁명의 불꽃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기술 도약에 대한 화두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몇 개월 전의 기술이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일들이 이어진다. 인공지능은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게임 체인저가 되어가고 있으며, 지질자원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자원 산업은 인간의 문명 및 경제 발전과 그 역사를 함께 해왔으며 지질학은 그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돼왔다. 인류 역사의 오랜 세월 동안 지질자원 분야의 기술은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천천히 발전돼 왔으며 채광 분야에서 전통적 방법론들은 수 세기 동안 큰 틀을 유지한 채 서서히 발전해 왔다. 이 분야에서 기존의 전통적 접근 방식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첨단 기술의 활용 및 지질자원 분야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계의 능력을 제한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광물 자원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관련 산업계의 패러다임 변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의 힘을 기반으로 지질자원 분야의 과학자들은 탐사 기술을 혁신하고 자원 개발 공정을 최적화, 자동화하며 산업 안전을 강화해 가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지질자원 분야 전반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의 비약적 증대 및 지속 가능성을 늘리는 데 있어서 커다란 잠재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원 산업의 디지털 전환]

운영의 다양한 측면을 최적화하는 데 있어서 자원 산업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21세기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주목할 만한 변화 영역 중 하나는 탐사 기술의 발전이다. 드론 탐사 등을 통해 과거에는 어려웠던 고해상도의 대용량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방대한 양의 지질학적 및 지구물리학적 데이터를 처리하고 광상을 더욱 정확하게 식별해 탐사 비용의 획기적 절감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센서와 원격 감지 기술의 발달은 광산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잠재적 위험을 조기 감지, 안전 조치를 개선할 수 있게 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위험도 높은 자원 산업의 현장을 점차 무인화, 자동화하고 있다.

자원 생산 현장의 디지털화는 공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속성 정보를 입력 및 변경하여 사전 시뮬레이션하는 1단계를 가장 먼저 거쳐야 한다. 센서망을 통한 정보 수집 체계를 통해 현실 세계의 물리적 광산-가상 세계의 광산 모델을 1:1 매칭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2단계.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가상 영역에서 분석·예측·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운영 시나리오를 실시간으로 수정, 최적화한다. 실제 광산의 개별 객체들을 제어하는 실질적 가상 물리시스템으로서의 3단계까지 완료한다. 국내 자원 산업 분야의 경우, 그 영세성으로 인한 데이터 분석 기술 부재와 높은 초기 투자비 등으로 인해 산업 수용성에 있어서 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Rio Tinto, BHP 등의 국외 메이저 광업 회사들은 운반 및 생산시스템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지 이미 10년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더불어 3단계에 근접한 무인 광산의 사례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석유 산업의 경우 디지털 오일 필드 시스템으로 통칭하는 정보통신 기술 기반 전환이 이미 생산성 안정기에 접어들어 생산 관리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GeoAI 플랫폼]

모든 분야의 데이터들이 저마다의 특성이 있으나 인공지능 적용 분야에 있어, 지질자원 분야의 데이터들은 일반적인 데이터 특성과는 달리 조금 더 구별되는 주요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제조·생산 분야에서 정기적, 주기적으로 획득되는 팩토리 데이터와 달리 땅은 획득할 수 있는 데이터 샘플이 양적인 측면에서 매우 제한적이다. 땅이라는 대상의 특성상 다양한 잡음원과 불확실성 등 더티 데이터가 될 수 밖에 없다. 위치 및 지역에 따라 그 통계적 특성이 매우 달라지는 데이터는 학습 모델의 일반화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도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질적인 데이터 환경으로 인해 래퍼런스 인공지능 모델들을 구조 변경 없이 적용했을 때 기대 이상의 낮은 퍼포먼스를 나타내는 경우들이 많다. 어느 정도 성공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모형들이 개발되었을 때도 이러한 모델들이 지질자원 분야 내에서 확대 재생산되지 않고 사장되기도 한다. 이는 제조, 산업 분야 대비 인공지능 생태계가 잘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이는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려면 지질자원 분야의 데이터 과학자들이 집결,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확대 및 재생산하여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질자원 분야에서 연구자들이 집결하고 인공지능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에서 진행 중인 GeoAI 활용 플랫폼 구축 사업은 이러한 관점에서 2020년에 처음 출발하였다. 웹 기반의 분석 플랫폼인 GeoAI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준비, 탑재하여 기계학습이 가능한 상태로 준비할 수 있다. 플랫폼 내의 다양한 분석 도구들을 이용하여 다양한 기계학습 모델을 적용 및 학습시킨 후 이를 저장하여 배포하는 서비스까지 연계시킬 수 있다. GUI 기반의 직관적이고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높은 접근성은 GeoAI 플랫폼의 또 다른 특성이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환경에 익숙지 않은 학생 및 연구자들도 쉽게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2023년 현재 연구원 내에서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의 사용 피드백을 받아 개선 작업 중에 있으며 2024년 하반기에는 대국민 공개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맺음말]

디지털 전환은 지질자원 분야 곳곳에서 모든 이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혁신의 변화를 가져왔다. 탐사 기술, 자원 개발 프로세스 및 지구과학의 데이터 분석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통합과 함께 상당한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지질자원 분야 연구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셋으로부터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방식으로 인사이트를 찾아냈다. 이를 통해 탐사, 개발, 처리에 이르는 자원 개발 전 주기 공정의 최적화에 공헌하고 있고 이는 저품위화, 광체 심부화의 가속에 따른 자원 산업의 생산성 저하의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많은 도전 과제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광업 분야의 오랜 장비와 프로세스는 신기술의 적용을 생각보다 어렵게 한다. 지질자원 분야에 있어 자원 개발 전주기 공정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발생한다. 서로 다른 프로세스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그로부터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하루가 멀다고 변화하는 AI, IoT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구조적인 토대가 자원 산업 분야 전반에 걸쳐 구축되어야 한다. GeoAI 플랫폼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이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하나의 큰 기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