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GAM 알림창

  • [파요] 패러디

알림건수 : 총 0

닫기 오늘하루열지않기
알림마당 R&D 하이라이트 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조연에서 주역으로 미래 광물 바나듐의 도약
  • 작성자관리자-홍보실
  • 작성일시2020/03/27 15:22
  • 조회수3129


2010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해 올해로 11년 차를 맞이 하게 되는 정경우 박사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제련 이라는 한 분야만을 연구하며 함께 성장해왔다대학원 시절 전공으로 에너지변환·저장장치 이차전지와 슈퍼캐패시터에 대하여 연구했었는데이제는 에너지저장장치의 원료가 되는 바나듐을 연구하게 되었다며 웃는다정 박사는 지난 10년을 스스로 처음 듣는 것을 없애는 시절, 경험하는 시절이었다고 평가한다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좀 더 질적인 성장, 깊이 있는 성장을 이룩해나가는 시간으로 채워나가고 싶다고 한다그 시작점에 바로 바나듐이 있다.




조연에서 주역으로 미래 광물 바나듐의 도약


광물자원연구본부 정경우 박사





ESS 분야에 새롭게 떠오른 샛별

바나듐은 다른 광물에 비해 비교적 늦게 발견되었다. 광물 대다수가 1700~1800년대 발견된 것과 달리 바나듐은 1900년대 이후에 발견된다. 스칸디나비아의 미의 여신인 바나디스(Vanadis)’의 이름을 따서 바나듐(vanadium)’ 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는데, 예쁜 색깔을 지닌 바나듐의 특성을 볼 때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작명이 아니었나 싶다.

바나듐은 이온이 많은데, 이 이온들이 산화 상태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 보라색, 녹색, 진한 청색, 그리고 노란색이 바나듐 산화물의 대표적인 빛깔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산화 상태로 예쁜 색을 갖게 된 것도 바나듐의 특징이지만, 무엇보다 산화 충전을 이온 상태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특성입니다. 바나듐이 4차 산업시대 새로운 배터리 연료로 떠오르게 된 것도 이러한 특성 때문입니다.”




정경우 박사는 바나듐의 가장 큰 장점은 고체가 아닌 액체 상태에서 산화 환원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액체상태로 배터리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에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사용된 리튬배터리의 경우는 고체상태에서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작은 저장장치 여러 개를 연결하는 형태로 제작되었지만, 바나듐 배터리의 경우 그냥 하나의 배터리를 크게 만들기만 하면 된다. 제작하는 방식도 쉽고, 무엇보다도 안전해서 ESS 분야의 핵심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4차산업의 기본 키워드 중 하나가 신재생 에너지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류는 대부분 교류에요.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도 모두 교류입니다. 저장이 안 됩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직류예요. 직류는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배터리에 관한 연구는 주로 어떻게 하면 더 작게,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이루어져 왔어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전자제품에 활용되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ESS의 경우는 다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신재생 에너지를 저장해 건물, 크게는 한 마을과 도시 단위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나듐의 경우에는 산화가가 +2에서 +5까지 있어서 아주 쉽고 단순한 원리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바나듐흐름전지는 안정성이 매우 높아 폭발 위험이 없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명 역시 매우 길다. 또한 출력과 용량의 독립적 설계가 가능한데, 쉽게 이야기하면 충방전셀의 변화 없이 바나듐 용액의 용량 변경을 통해 대용량화가 가능하다. 자연친화적 에너지를 얼마나 더 많이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4차 산업시대, 바나듐은 인류에게 닥친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해줄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산업혁명의 감초, 바나듐

바나듐이 본격적으로 역사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지만, 지금 4차 산업혁명처럼 매우 중요한 조연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적은 있었다. 바로 2차 산업혁명이다. 정경우 박사는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바꾼 산업혁명에서 두 차례나 모습을 드러낸 금속은 바나듐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컨베이어벨트로 상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산업이 자동차 산업이죠.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나오면서, 전 과정을 손으로 조립해야 했던 자동차가 자동화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귀족들만 탈 수 있었던 운송수단에서 대중들도 탈 수 있는 운송수단으로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이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곳이 바로 포드예요. 그 당시 포드 자동차에 바나듐이 처음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나듐을 아주 적은 양만 넣어도 철강은 훨씬 강해지는데, 이런 특성을 활용해 포드는 자동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 2차 산업혁명 시대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는 이처럼 바나듐의 조력이 있었다. 이후 바나듐은 철강을 강화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어왔고,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최근에는 내진설계를 위한 재료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연구의 시작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아 광물계의 팔방미인이라고도 불리는 바나듐. 최근 우리나라의 옥천 일대에서 바나듐이 발견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바나듐의 매장량과 경제성. 정경우 박사는 옥천에서 발견된 바나듐을 단순히 몇억 원대하는 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매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양이 묻혀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또 활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좀 더 지켜보고 연구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정경우 박사는 언론에서 보도되었던 옥천의 바나듐보다 경기도 포천 지역 ‘VTM(Vanadiferous TitanoMagnetite)’ 광산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나듐의 경우 바나듐만으로 된 광석이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전 세계 바나듐의 대부분은 VTM광에서 나옵니다. 경기도 포천 지역에 바로 이 VTM광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ESS 연료로 바나듐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 바나듐이 있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인데, 활용 가능한 VTM광산이라는 사실은 연구자들을 매우 흥분되게 만들었어요.”

티타늄과 철 그리고 일부의 바나듐으로 구성된 VTM광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버릴 것이 없는 이상적인 광석이라고 한다. 각각의 선별 과정을 거쳐 분리된 광물들을 필요한 제련공장으로 보내 회수하고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경우 박사는 지금까지 이 VTM광에서 티타늄을 회수하는 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 연구를 토대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VTM광에서 바나듐 회수를 위한 선별· 제련을 진행한다.




바나듐에 집중하기로 결정되고 기획의원들로 구성된 TF팀이 꾸려졌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연구에 대한 기획을 체계적으로 세웠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게 됩니다. 기존에 VTM광과 관련해 진행했던 연구가 있으므로, 조금은 앞선 위치에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바나듐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조금은 늦은 감도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한 후 가장 아쉬웠던 점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광물이 적다는 것이었다는 정경우 박사. 하지만 이번 바나듐 연구만큼은 국내에 있는 좋은 물질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게 되어 무척이나 설레고 가슴이 뛴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해내고 있는 만큼, 바나듐 연구를 통해 4차 산업시대 에너지 분야를 주도해나가는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한다. 연구원에 입사해 보냈던 10년의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 정경우 박사에게 커다란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그 시간의 토양 위에 새롭게 심은 바나듐 연구라는 씨앗이 앞으로 10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며 어떤 꽃을 피워낼지 기대된다.




키워드 바나듐, V, Vanadium, ESS,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4차산업혁명, VTM, 광물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