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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심연의 비밀을 밝혀낼 지도
  • 작성자홍보실
  • 작성일시2024/07/12 17:14
  • 조회수377

푸른 심연의 비밀을 밝혀낼 지도

해저지질도 연구

 

-엄인권 책임연구원(해저지질탐사연구센터)



깊고도 드넓은 바다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다

영화 속 해적들마저도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 지도를 들고 바다로 향하지만, 아무리 고군분투해도 금은보화가 든 보물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여기, 미래를 밝힐 해저자원이라는 보물을 찾기 위해 바닷속 지도를 만드는 이들을 만났다. 망망대해에서 과연 어떤 꿈을 펼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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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저지질도를 연구하고 계십니다. 땅속에 관한 지질도는 연구원에서 이미 복원 및 제작한 바가 있죠. 그런데 해저지질도라니 조금 생소합니다. 해저지질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해저지질도 연구는 바닷속 지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한 육지와는 달리 바닷물로 인해 직접적인 접근이 어렵죠. 따라서 저희는 조사선을 타고 바다에 나가 해저면의 형태와 층서, 환경, 구성 물질 등에 대한 정보를 획득해요. 획득한 자료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지도로 제작해요.

 

해저지질도를 구성하는 실질적인 이유가 있나요?

바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해요. 이러한 정보는 해저 지질재해 평가, 해저 자원개발, 해저 공간관리, 해양 방위 등 국가·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필수 자료로 활용됩니다. 또한 학술적인 측면에서도 해저 지진, 해안선 침식, 해수면 변동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현상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죠.

지금까지 수많은 과학자가 바다를 연구해왔지만, 우리가 바다에 대해 아는 바는 우주에 비해 많지 않아요. 가장 큰 이유는 기술적 한계였죠. 깊은 바다로 갈수록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내려가서 조사하기란 매우 어려워요. 실제로 옛날 사람들은 바다의 깊이를 알기 위해 무거운 추가 매달린 줄을 바닥에 닿을 때까지 끊임없이 풀어 내렸을 정도예요.

다들 바다에 무궁무진한 자원과 미래가 숨어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감히 도전해볼 수 없었어요. 바다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가 시작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형태의 전쟁을 위한 기술 발전의 결과예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972년부터 관할해역 대륙붕 해저면에 대한 지질 및 지구물리 탐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해저지질도로 제작하고 있어요. 1974년 첫 번째 해저지질도를 제작한 이후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해저지질도를 구성하는 총 8개 도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도면들일까요?

맞습니다. 지질주제도라고도 해요. 해저지질도는 해저지형도, 등층후도, 표층퇴적물 평균입도분포도, 표층퇴적물 유형분포도, 중력이상도, 자력이상도, 해저면 음속분포도, 총희토류원소분포도까지 총 8개의 주제도로 구성돼 있죠. 해저지형도는 바닷물 아래 해저 지형의 형태를 나타내며 정밀 수심측량을 통해 얻어지는 수심 정보입니다. 표층퇴적물 평균입도분포도와 표층퇴적물 유형분포도는 실제 해저면에서 퇴적물을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에요. 해양개발 및 퇴적환경 연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등층후도는 해저 기반암을 덮고 있는 암석화되지 않은 퇴적물 두께를 나타내며 해양개발이나 해양 환경변화 연구에 활용됩니다. 중력이상도와 자력이상도는 해수면에서의 중력과 자력의 이상치를 나타내며, 지하 구조 연구와 해양 방위를 위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 해저면 음속분포도는 해저면에서의 음파 전달 속도를 나타내어 지구 물리 탐사 자료 해석에 필요한 기본 정보로 활용되기도 하죠. 이 밖에도 총희토류원소분포도는 자원개발 및 해양환경 연구에 활용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8종의 지질주제도는 종류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해저지진, 해저사면사태, 연안 침식 등 해저 지질 현상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경제적 현안이 있잖아요. 이 현안들에 더욱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역별로 조사 항목과 방법의 다변화, 협동 연구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해저지질조사를 통한 인프라 보유로 국내를 비롯하여 국외 해저자원도 개발이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그동안 해저지질도 제작을 위해 실시된 탐사, 분석 및 도면 제작 과정에서 얻어진 경험은 국외 자원탐사 및 개발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요. 특히 금년에는 탐해3호가 취항함에 따라 연안은 물론 수심 5,000m 이상의 대양과 유빙이 떠다니는 극지 탐사도 가능하게 되었죠. 아울러 현장 조사, 실내 분석, 도면 제작, 자료 관리 등의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들은 관련 학계와 산업계에 다양한 형태의 지식재산으로 파급되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탐해3호가 취항함에 따라 해저지질 조사는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해저지질도 또한 큰 역할을 수행하리라 기대됩니다. 수많은 연구진과 해저지질도를 제작하셨을텐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우선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연구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탐사할 땐 많은 이들의 협력이 필요해요. 가장 먼저 연구선의 운항과 안전을 책임지는 승조원분들이 있겠죠. 이분들이 직접적으로 해저지질도를 제작하는 건 아니지만, 이분들의 도움이 있기에 예측하기 어려운 바다에서 안전하게 탐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해저지질도는 바다를 대상으로 하기에 전용 연구선을 활용해야 해서 육상에 비해 탐사 비용이 많이 듭니다. 또 태풍과 같은 기상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 바다에서 탐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되죠. 가능한 다양한 항목의 탐사를 동시에 수행하며,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교대근무를 통해 24시간 탐사를 수행키도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지난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연구원이 한마음으로 탐사를 수행하였기에 지금까지 지질도 제작이 차질 없이 수행되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앞으로도 많은 후배연구원도 도움을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연구자로서 해내고 싶은 꿈이나 바람이 있을까요?

해저지질도 제작이 첨단 기술을 개발하거나 전 지구적으로 파급효과가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해저지질도 작성 과정에서 얻어진 자료와 기술이 향후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발하게 활용됐으면 해요. 또한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가 하나도 빠짐없이 후배 연구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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